부영주택, '동광주택發 차입' 늘리는 까닭은 3700억 대출, 전년대비 크게 늘어…연이율 5.5% 시중금리보다 높아
김장환 기자공개 2015-11-11 08:41:31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0일 16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영그룹이 동광주택을 활용한 자금조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영, 부영주택, 부영CC 등 그룹 계열은 지난 수년 동안 동광주택 단기 대여금 비중을 크게 늘렸다. 정작 외부에서 끌어쓰는 차입금보다 이율이 낮은 편은 아니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10일 업계에 따르면 부영주택은 올해 들어서만 동광주택으로부터 약 3700억 원대 자금을 대여했다. 대여 이유는 아파트 건설과 토지 구입 등 운영자금 조달 목적이다. 올해 끌어온 대여금의 연이율은 모두 5.5%로 책정됐다. 만기는 대여일 기준 1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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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동광주택으로부터 끌어온 대여금은 전년 보다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영주택은 동광주택으로부터 약 3120억 원대 단기 차입을 실시한 상태였다. 올해는 해당 차입금을 고스란히 연장한 동시에, 580억 원대 추가 차입이 이뤄졌다.
이를 통해 부영주택은 연간 200억 원이 넘는 차입금 이자를 동광주택에 지불하고 있다. 부영주택과 함께 동광주택으로부터 잇단 단기대여를 실시했던 부영, 부영CC 등 그룹 계열까지 포함하면 연간 300억 원이 넘는 이자가 동광주택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부영그룹이 이처럼 동광주택을 자금 조달처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이유는 그룹 계열로서 대외환경의 어떤 변화에도 차입금 회수 등 압박이 없을 것이란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반영하듯 금융권 등을 통틀어 부영주택이 단일 기관에서 끌어온 차입 규모 중에서는 동광주택 차입이 가장 크다.
하지만 동광주택으로부터 끌어온 차입금은 이율 자체가 여타 기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그런데 지난 수 년간 기준금리 인하로 금융권 대출 이자가 큰 폭으로 낮춰진 덕분에 부영주택 역시 연 5% 미만대 단기차입금 조달이 충분히 가능한 상태다.
실제 2014년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부영주택이 금융권으로부터 끌어온 장·단기차입금 중 연이율 5%를 넘는 내역은 찾아보기 힘들다. 사업장 시행사 등으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을 거쳐 끌어온 일반대출의 금리도 5.2%를 넘어서지는 않아 동광주택 차입금 이율보다는 낮았다.
금융권으로부터 실시된 일반대출은 장·단기 포함 평균 금리가 4.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말 우리은행 등 금융권에서 신디케이트로 끌어온 1000억 원대 차입금은 연이율이 3.8~4.3%대로 가장 낮은 이율을 기록했다. 하나·농협은행으로부터 대출한 약 3300억 원대 대출 금리도 4.7~4.8%에 그쳐 동광주택 이율보다는 모두 낮았다.
동광주택은 지난 2009년 동광주택산업에서 주택사업부를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로 설립된 곳이다. 동광주택산업의 최대주주는 지분 91.52%를 보유한 이중근 회장이며, 학교법인 우정학원 지분 1.96%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은 이 회장 친인척들이 보유하고 있다.
주택사업에 치중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던 동광주택은 지난해 유례 없는 실적 악화를 겪었다. 2014년 개별기준 총매출은 3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1.2% 급감했고 영업손실 233억 원, 당기순손실 74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대규모 매출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신규주택 분양 사업을 전혀 벌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계열사간 사업 조정 등에 들어가면서 지난해에는 신규 분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 악화에도 불구하고 동광주택은 그룹 계열을 향한 자금 대출 규모를 올해 들어 오히려 크게 늘렸다. 이를 통해 거액의 이자를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순이익 확대에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올해 남은 기간 계열을 향한 추가 대출도 지속해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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