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녹십자홀딩스, 첫 무보증 사채..비등록 사모로 만기 3년물 500억, 발행과 동시에 유동화…신금투, 신한銀 조력

황철 기자공개 2015-11-23 06:30:00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9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녹십자홀딩스가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비등록 사모사채로 모처럼 시장성 조달에 나섰다. 녹십자홀딩스는 2007년 사모 교환사채(EB)를 제외하고는 직접금융시장에서의 활동이 사실상 전무했었다.

이번 사모사채는 녹십자홀딩스의 실질적 첫 무보증 채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만기 3년물로 공모채와 다름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철저하게 은행권 단기 여신에 집중했던 차입전략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대목.

이번 채권은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은행의 공조로 발행을 성사할 수 있었다. 신금투가 채권 인수에 나서고 신한은행 주도로 자산유동화를 실시해 투자수요를 모으는 방식이다. 이들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예탁원 비등록 사모채 발행 후 자산유동화'라는 구조화영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금융기관이기도 하다.

◇ 여신 집중 차입전략, 조용한 변화?

녹십자홀딩스는 최근 만기 3년물 사모사채로 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2000년대 초 지주회사 형태로 수익구조를 변환한 후 실질적으로 발행한 첫 무보증 회사채다. 9월말 현재 별도 기준 총차입금이 1734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규모도 상당한 수준이다.

녹십자홀딩스는 그동안 은행권 단기대출을 주된 차입수단으로 삼아왔다. 9월만 총차입금 중 거의 대부분인 1634억원이 1년 미만 은행권 일반대출이다. 나머지 100억원도 하나은행으로부터 빌린 장기대출로 시장성 조달과는 거리가 멀었다.

물론 과거 사모채를 발행한 적은 있지만 현재와는 성격이 사뭇 달랐다. 만기 1년 미만 단기채로 실질적인 은행 여신성 조달이었다.

이번 사모사채는 예탁결제원에 등록하지 않은 물량으로 발행과 동시에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으로 모습을 바꿨다. 사모사채 인수와 ABCP 주관은 신한금융그룹 내 관계사인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은행이 맡았다.

이들은 최근 유사한 형태의 구조화를 주도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 만도 비등록 사모채도 신한은행에 의해 기업어음의 기초자산으로 쓰였다.

신한금융투자는 6일 녹십자홀딩스의 사모사채를 전량 인수해 지피에스제팔차(SPC)에 양도했다. 지피에스제팔차는 이를 기초자산으로 당일 ABCP 5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ABCP 유가증권 만기는 3개월로 이후 3년 동안 자동 차환 발행하도록 구조가 짜졌다.

신한은행이 ABCP 주관과 업무수탁, 자산관리 등 유동화를 주도했다. 기업어음 매입약정을 제공해 신용을 보강하기도 했다.

◇ 비등록 사모채 유동화, 트렌드로 정립?

이번 조달은 최근 대기업의 비등록 사모채 발행 후 자산유동화라는 일종의 정형화된 공식을 성립하는 또 하나의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해만 해도 1년 동안 비우량 건설사 한두 곳이 비등록 사모채를 발행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8월 이후에만 LS전선, LS아이앤디, 하이트진로홀딩스, 만도 등이 잇따라 비등록 사모채를 발행했다. 가뜩이나 정보 투명성이 낮은 사모채를 비등록물로 발행할 경우 시장 참가자가 기업 신용 분석을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다. 지표의 왜곡 등 여러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