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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리스크, '위험관리·사업재편·연구개발'로 넘어라" [2015 더벨 경영전략 포럼]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韓경제, 복합위기… 환율관리·구조조정 절실"

정호창 기자/ 장소희 기자공개 2015-11-30 09:01:00

이 기사는 2015년 11월 26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 경제는 최근 중국의 성장 둔화와 위안화 평가 절하, 미국 금리인상 등 대외 변수에 따른 복합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우리 기업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선제적 위험 관리, 핵심 역량 중심의 사업 재편, 연구 개발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추진해야 할 정책적 대응 방향으로는 적정 수준의 환율 유지, 구조 개혁과 혁파를 통한 투자 환경 개선, 금융 부실을 예방하기 위한 기업 구조조정 등이 제시됐다.

2015 더벨 경영전략 포럼 1세션 오정근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겸 건국대 특임교수·사진)은 26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머니투데이 더벨 주최로 열린 '2015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우리 경제는 중국 경제 추락과 미국 금리인상이라는 G2 리스크로 진퇴양난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정부와 기업들이 정교한 전략적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 1997년 IMF 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에 이어 세 번째 위기를 맞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정근 학회장은 "G2 리스크의 영향으로 향후 2~3년간 달러 강세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수출 의존도가 높고 대외 취약성이 큰 우리나라는 자본 유출이 가속화돼 외환위기와 은행위기가 동시에 찾아오는 금융위기 상황에 처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1982년부터 30년간 연평균 10.2%의 고성장을 기록한 중국은 2012년부터 7%대로 성장률이 급속히 낮아졌다"며 "2000년대 중반 이후 임금 급등으로 수출증가율이 둔화되고 있고, 고성장 시대의 과잉투자 후유증으로 재고가 증가해 금융부실 비율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이어 "구조조정을 통해 떨어지고 있는 성장률 반등을 이끌어야 하는데 대량 실업과 재정부담 증가 등의 문제로 중국 정부가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오 학회장은 "결국 중국은 위안화 평가절하 정책을 통해 위기를 넘으려 할 것"이라며 "이는 동아시아 환율전쟁 2라운드의 도화선이 돼 지난 1997년 발생한 동아시아 금융위기와 유사한 상황을 다시 불러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중국 리스크는 대중국 수출비 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리스크에 대해 오 학회장은 "외국인 자금 유출로 외화 유동성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특히 아직 미국 금리인상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최근 국내 시장에서 대출, 주식, 채권 자금이 전방위적으로 유출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G2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환율 정책에 가장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학회장은 "원/엔, 원/위안, 원/달러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통화샌드위치 현상 속에서 균형 수준의 환율을 유지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며 "점진적인 원화 약세는 받아들이는 신축적 환율정책을 운용하면서 미국의 원화 절상 압력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환율 관리 다음으론 구조개혁과 규제혁파,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을 주문했다. 오 학회장은 "구조개혁과 규제혁파 등으로 투자환경을 개선해 내·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고 해외 자금유출 억제를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현재 추진 중인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기업부실이 금융부실로 이어지고 심할 경우 은행위기로 이어져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며 "실업 양산 등 걸림돌이 적지 않지만 정치적 이념을 넘어 전국민 차원에서 총력대응에 나서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우리 기업의 대응 전략으로 위험 관리와 사업 재편, 연구 개발 강화 등을 제시했다. 오 학회장은 "위기 상황에선 투자 확대 등 확장 전략 보다는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며 "핵심 역량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추진하면서 위기 이후 돌아올 경기 확장기를 대비해 연구 개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경영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발표 전문>

내년에 가장 큰 문제가 될 중국과 미국의 'G2 리스크'와 우리가 여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해 논의해 보겠다.

글로벌 최대 공산품 수출국인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면 수출 감소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 미국 금리인상까지 겹치기 때문에 리스크가 가중된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환차손 우려가 커지고 자본 유출이 가속화될 것이다. 앞으로 2~3년간 환율이 올라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중국 리스크에 대해 살펴보면,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 되면서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것이 핵심이다. 중국은 지난 1982년부터 30년간 10.2%의 고성장을 했다. 이후 2012년부터는 7%대로 성장률이 급속히 둔화됐다.

중국의 30년 고성장은 경이적인 기록이나 이후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GDP대비 소비율이 50%에서 30%대로 떨어지면서 투자와 수출이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중국처럼 연간 10%대 고성장을 기록해 온 국가는 그런 식의 고성장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투자를 하기 때문에 과잉 투자가 이뤄져 재고가 증가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는 제조업 뿐 아니라 주택부문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주택 제고는 2011년부터 쌓이기 시작해 2019년까진 해소가 어려울 전망이다.

국가 부채도 증가한다. 중국은 한국으로 치면 공기업 개념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가 기업들의 부채를 막아주고 있기 때문에 재고 증가로 지방정부 채무와 금융부실 비율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상황이라면 민영화나 구조조정이 필요하지만 중국은 오히려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려 하고 있다. 특히 조선·철강 등 핵심 산업에서 덩치를 더 키우려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상황과 대조적이다.

중국이 기업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을 경우 성장률이 5%대로 떨어지고, 반대의 경우 6% 중반대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IMF의 관측이다. 하지만 중국이 구조조정을 진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구조조정이 엄청난 실업과 재정부담 증가를 수반하기에 중국 정부 입장에선 굉장한 딜레마다.

결국 중국은 대응책으로 위안화 평가 절하 정책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위안화를 6차례나 절하했지만 추가 절하 여유가 있다는 게 전문기관들의 전망이다. 이것은 동아시아 환율전쟁 2라운드의 도화선이 될 것이다. 지난 1994년 중국이 위안화를 대폭 평가절하한 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엔화 약세 현상이 나타나면서 동아시아금융위기가 유발됐는데, 지금 상황은 1997년의 데자뷰라고도 볼 수 있다.

중국 리스크가 우리나라에 더 문제가 되는 이유는 국가별로 대중국 수출비중을 보면 잘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대중국 수출 비중이 굉장히 높은 편이며, 특히 공산품 수출국 중에선 가장 높다. GDP대비 대중국 수출 비중으로 봐도 비교국가 중 상위권이며, 수치로 환산한 우리나라의 중국 리스크 노출도는 12.9%로 세계 3위다.

다음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리스크다.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달러화 강세가 시작돼 2018년이면 엔/달러 환율이 140엔 수준까지 이를 것이다. 엔화 대비 달러 강세는 원/엔 환율 하락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결국 문제는 이러한 복합 리스크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이다. 외국인들의 투자 추이를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전 신흥시장국에 유입된 자금이 2009년부터 유출되기 시작해 2011년 이후에나 다시 유입됐다. 그리고 최근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다시 유출이 시작되고 있다. 외국 은행 차입금도 미국 금리인상시 유출 가능성이 높다.

지난 1997년을 돌아보면 위기 직전 주로 외국은행들의 대출금이 집중적으로 유출돼 위기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최근에는 이 같은 자금 유출 현상이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은행대출과 주식, 채권이 모두 유출되는 모습을 있어 향후 예상 밖의 대규모 자금 유출 가능성이 우려된다.

내년 우리나라 경제 전망을 보면 전반적으로 하방리스크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과 맞물려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투자 제약이 증가하면서 정치·사회적 불안이 증대될 우려가 있다. 여기에 중국과 미국 리스크가 겹쳐 우리나라가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일단 환율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점진적인 원화약세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환율 정책을 신축적으로 운용하면서 미국의 원화절상 압력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최소 3~4년간 지속될 글로벌 유동성 수축에 대비해 외화유동성 확보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G2리스크가 생기고 환차손 문제가 발생해도 우리나라는 양적 완화를 할 수 없는 환경에 있다. 결국 점진적으로 환율이 약세에 들 수밖에 없다. 수출 둔화를 내수 육성을 통해 막고 급격한 자본 유출을 방지하는 수밖에 없다. 내수 진작을 유도하려면 구조개혁과 규제혁파 등으로 투자환경 개선에 나서야 한다. 이를 통해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고 해외 자금유출 억제를 유도해야 한다.

내년에 대세가 될 부실기업 구조조정도 중요 변수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기업부실이 금융부실로 이어지고 심할 경우 은행위기로 이어져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실업 양산 등에 대한 우려로 구조조정을 과연 할 수 있을 것이냐가 문제인데, 정치적 이념을 넘어 전국민 차원에서 총력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떤 대응책을 세워야 할까. 위기 상황에선 투자 확대 등 확장전략 보다는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 핵심역량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위기 이후 돌아올 경기 확장기를 대비해 연구개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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