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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베트남行 늘지만…"더 신중할 필요" 공식 NPL 비율 등 당국 신뢰수준 떨어져…오버뱅킹도 문제

한희연 기자공개 2015-12-01 08:38:19

이 기사는 2015년 11월 27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은행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현재 우리나라 은행들이 가장 많이 점포를 내고 영업을 강화하는 지역이다. 베트남 정부 또한 은행권 구조조정을 위해 외국 금융사들을 두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은행권의 신뢰수준과 취약한 지배구조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은행이 베트남에 진출할 때 좀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희성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26일 "국내 은행의 베트남 진출이 증가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베트남 은행권의 취약성을 지적하고 있다"며 "베트남 은행권이 갖고 있는 낮은 신뢰성, 취약한 지배구조 등은 단기간내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국내 은행들의 베트남 내 점포 수는 19개로 중국 내 점포 수(14개)보다 많다. 국민은행 2개, 신한은행 2개, 외환은행 2개, 우리은행 2개, 하나은행 2개, 부산은행 1개, 대구은행 1개, 기업은행 3개, 농협은행 1개, 산업은행 1개, 수출입은행 2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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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있는 국내 은행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32억 6000만 달러였으나 올해 6월 말에는 36억 달러로 10.4% 성장했다. 신흥국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베트남 경제는 올해 6% 성장이 예상되는 등 예외적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를 비롯한 외국 금융회사들의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은행권의 신뢰 수준이나 제도의 취약성 등을 고려하면 베트남 진출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베트남 중앙은행이 발표하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실제보다 낮다는 비판은 이미 이전부터 지적돼 왔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지난해 말 NPL 비율을 3.25%라고 밝혔지만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약 15%로 추정하고 있다. 공식 NPL비율이 낮은 것은 △은행권 부실자산의 VAMC(베트남자산관리회사) 이전 △임의적 부실자산 분류 △금융정보의 낮은 신뢰성 등에 기인한다.

우 연구원은 "VAMC로의 부실자산 이전은 장부상 이동에 불과하고 실질적 의미의 자산매각으로 볼 수 없다"며 "은행 부실자산이 대부분 부동산 담보와 연계돼 있는 반면 일반 개인이나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에 제약이 많아 부실자산 처분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또 베트남 은행들의 부실자산 분류기준이 각각 상이해 채무상환이 어려워 조건이 변경된 채권도 정상자산으로 분유하는 등 오류가 상당히 많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세계은행은 최근 베트남 금융부문 평가에서 재무정보의 질과 부정확한 대출분류, 충당금 적립규정, 담보자산 평가의 신뢰성 저하 등을 취약사항을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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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너무 많다는 것도 문제다. 현재 40개 이상의 은행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베트남 정부는 2017년 까지 은행 수를 15개로 줄이고자 하고 있다. 베트남에는 5개의 대형 국책은행과 33개의 민간 상업은행, 5개의 외국계 은행이 존재한다. 대형은행 중심의 구조에서 경제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은행이 많아 중소형 은행들은 수익성 악화에 허덕이고 있다.

우 연구원은 "베트남 중앙은행의 은행권 구조조정안이 발표됐지만 성과는 미진하다"며 "자산상태나 NPL현황 등에 대한 파악이 어렵기 때문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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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한 금융감독의 현황도 리스크 요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베트남 중앙은행은 인력부족 등으로 수년간 주요 은행들에 대한 현장감사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고, 감독당국에서 은행들에게 요구하는 재무자료도 매우 제한적이다. 또 여전히 바젤 I에 기초해 은행권 자본적정성을 측정하고 있는 등 국제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감독체계를 갖고 있다.

우 연구원은 "베트남 은행권에 대한 국제 신평사, 해외 언론 등의 요주의 지적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베트남 NPL 시장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나 상당수 부실자산이 공기업 대출, 부동산 담보 등과 연계돼 있어 위험분석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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