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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사, 헤지펀드 전환...PB 때문에 일임자산 고객 몰아준 금융사와 거래 단절, 전환 소극적

정준화 기자공개 2015-12-14 10:20:47

이 기사는 2015년 12월 01일 1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 투자자문사들이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로 전환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일임자산을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로 전환할 경우 고객들을 끌어 모아준 PB와 등을 질수 있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일임자산 규모가 2조 원을 웃도는 케이원투자자문과 VIP투자자문 등은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 전환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 알펜루트투자자문과 타임폴리오투자자문도 헤지펀드를 당분간 검토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투자자문, 그로스힐투자자문, 파인밸류투자자문, 피데스투자자문 등 여러 투자 자문사들이 일찌감치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 등록을 신청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일임자산 규모가 큰 투자자문사들은 그동안 증권사의 자문형 랩 등을 통해 자금을 끌어 모았다. 각 증권사의 일선 PB들이 운용 실력이 좋다고 판단한 투자자문사들을 고객과 연결했다.

이 때 투자자문사는 고액 자산가를 소개시켜준 PB에게 위탁 계좌를 트고 거래를 한다. 투자자문사들이 일임 자산을 매매하게 되면 수수료는 PB의 실적으로 고스란히 잡힌다.

그러나 투자자문사들이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로 전환해 헤지펀드를 운용하게 되면 PB와의 관계가 단절될 수 있다. 특히 기존 일임 자산을 헤지펀드 자산에 편입시키면 PB들이 그동안 가져가던 매매수수료 성과를 뺏어오게 된다.

판매 보수를 올려주는 방법이 있으나 위탁매매수수료 감소분에 턱없이 못 미친다. 대안은 일임 자산을 그대로 두고 신규 자금으로 헤지펀드를 설정하는 것인데 투자자문사의 자체 마케팅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들을 연결해주며 투자자문사가 성장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PB와 관계 악화 등을 이유로 일임 규모가 큰 곳들은 헤지펀드 운용사 전환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헤지펀드 운용사 전환을 추진 중인 곳도 기존 일임 자산을 펀드로 편입할지 여부를 놓고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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