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 해외업체에 제품 생산 맡긴 이유는 바이오젠과 상업화 계약…계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일정 어긋나
이 기사는 2015년 12월 10일 10: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자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생산을 해외업체에 맡겼다. 당초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공동 생산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제품 개발 일정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 가동 일정이 맞지 않아 해외 CMO(위탁생산)업체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9월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에 이어 지난 4일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에 대한 시판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았다. 이들 제품은 미국 바이오업체인 바이오젠 아이덱(Biogen Idec) 등 해외 CMO업체를 통해 생산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제조 공정별로 생산을 위탁하고 있다. 세포배양(Cell Culture)과 정제공정(Purification)은 바이오젠의 덴마크 힐레뢰드(Hillerød) 공장이 맡고 있다. 환자에게 투자 가능한 형태로 포장하는 충전공정(Fill&Finish)도 해외업체에 위탁하고 있지만, 계약관계 상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세포배양과 정제공정을 맡고 있는 바이오젠은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 2대 주주다. 지난 2003년 1세대 바이오 업체인 바이오젠과 아이덱이 합병으로 탄생한 바이오젠은 지난해 매출이 97억 달러(11조 4000억)에 달한다. 덴마크에 위치한 힐레뢰드 공장은 EU-GMP 인증을 받은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연간 9만 리터의 세포를 배양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13년 바이오젠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개발 및 상업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바이오젠은 '렌플렉시스'와 '브렌시스'의 임상물질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맡고 있다.
당초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자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2대 주주인 바이오젠이 함께 생산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일정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 가동 일정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바이오젠과 상업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바이오젠이 임상물질 및 완제품 생산까지 가능한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계약을 체결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 완공 및 GMP 승인까지 제품 개발을 연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향후 바이오젠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생산 공정을 옮기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다. 세포를 배양하는 바이오시밀러 특성상 높은 수준의 수율과 안전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더라도 공정안정화 작업(Valuation), 제조사 변경 신청(Site addition) 등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생산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임상물질을 바이오젠에서 생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 2공장은 다국적 제약사와 수주계약에 맞춰 완공했기 때문에 추가 물량을 소화하기 어렵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5만 리터 규모의 3공장을 건설 중이다. 다국적 제약사를 상대로 수주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와는 특별한 논의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여러 고객사 중 하나로 보고 있다"며 "계약 조건이 맞는다면 위탁생산을 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제품을 생산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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