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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안츠생명, 구조조정이 정답일까 [thebell note]

윤 동 기자공개 2015-12-21 09:05:00

이 기사는 2015년 12월 18일 07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100여명. 최근 구조조정을 추진한다고 알려진 알리안츠생명이 이전까지 3번의 구조조정을 통해 내보낸 임직원 규모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1999년 생명보험 업계 4위였던 제일생명을 인수하면서 국내 시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인수 이듬해인 2000년에 200여명, 2003년에는 700여명을 구조조정한 뒤 2013년에도 200여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다. 제일생명 시기 2700명을 훌쩍 넘었던 임직원 숫자는 올해 9월 기준 1265명으로 절반에도 못 미치게 됐다.

계속되는 구조조정에 알리안츠생명도 지쳤는지 이번에는 통 큰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구조조정 방식부터 생소하다. '설계사 영업 폐지(런 오프)'나 '별도 보험대리점 법인 설립(트랜스포메이션)' 등 국내에서는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런 오프는 전속설계사를 전부 구조조정하겠다는 뜻이고, 트랜스포메이션도 전속설계사를 별도의 보험대리점으로 독립시켜 회사에서 때어내겠다는 의도다. 국내에서는 한 번도 시행된 적이 없어 효과가 의문스러우나, 알리안츠생명이 일본법인을 구조조정 할 때 런 오프 방식을 사용해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준비하는 이유는 수익성 부진 때문임이 명백하다.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은 지난 2012~2013년 동안 총 835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년 연속 적자에 지친 알리안츠생명은 2013년 구조조정을 단행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구조조정 효과가 사라진 올해는 누적 3분기 107억 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다시 적자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구조조정을 항상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회사가 문을 닫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구조조정을 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구조조정은 인재를 회사 밖으로 내보내는 악수(惡手)이기도 하다. 동시에 회사에 남은 구성원도 한참이나 본업에 매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다른 조치 없이 구조조정 만으로는 회사의 장기적인 수익성이 호전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알리안츠생명도 지금까지의 구조조정이 회사의 손익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대규모 구조조정을 연달아 진행했음에도 알리안츠생명의 수익성이 회복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또 제일생명 당시 시장점유율 업계 4위였던 알리안츠생명이 올해 9월 기준 13위로 밀려난 것을 보면 영업 면에서 상승세라고 보기도 어렵다.

동족방뇨(凍足放尿). 언 발에 오줌을 누면 한 때는 따뜻하더라도 곧 더 추워지게 된다. 혹시 잦은 구조조정이 알리안츠생명의 체력을 빼앗은 것은 아닌지 고민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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