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펀드 '3인3색'..삼성전자 투자전략 한국밸류, 보유비중 최대...KB밸류포커스는 '제로'
박상희 기자공개 2015-12-21 09:58:20
이 기사는 2015년 12월 18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증시 대표주인 삼성전자는 과연 가치주일까. 대표적인 가치투자펀드 3인방인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호 및 신영마라톤, 그리고 KB밸류포커스펀드의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전략이 서로 달라 눈길을 끈다.한국밸류10년투자1호는 지난해 삼성전자 주식을 전부 매도했다 최근엔 매수 포지션으로 돌아섰다. 최근 비중은 17% 안팎으로 국내 액티브 주식형 가운데 상당히 높은 편이다. 반면 KB밸류포커스는 지난해 8월 삼성전자를 털어낸 뒤 최근까지 편입비율이 제로다. 신영마라톤은 8~9%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똑같이 가치주를 발굴해 장기투자하는 컨셉트를 내세우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접근법은 전혀 다른 셈이다.
18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 1(주식)'의 삼성전자 보통주 편입 비중은 14.89%다. 한국밸류10년투자는 운용 규모가 1조4200억 원에 달하는 대형펀드로, 삼성전자 평가액은 2100억 원을 넘는다.
|
최근엔 삼성전자 비중이 최대 17%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 규모가 수 천억 원을 웃도는 대형 액티브펀드 가운데 삼성전자 투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팔면서 주가가 하락하자,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CIO)은 1년 전인 지난해 10월 보유 중이던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매각했다 올해 6월 들어 다시 매입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이 부사장이 최근 강조하는 '퀄리티 밸류 스톡(quality value stock)'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 부사장은 주가가 싸다는 이유 만으로 저평가 됐다고 판단해 주식을 매입하던 시기는 지났다고 보고 있다. 이익의 질이 훌륭하고, 업황에 관계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파워 기업을 찾아야 하는데, 삼성전자가 이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는 삼성그룹의 지주사 전환까지도 고려한 투자로 해석된다. 이채원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수준으로, 상당히 저평가 돼 있다"면서 "기업 지배구조 개편 측면에서 보면 언제가는 삼성전자가 기업 분할을 할 것이고, 결국엔 삼성전자 주가도 제값을 찾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CIO)도 삼성전자를 저평가된 가치주로 보고 있다. 허 부사장은 "현재 IT주들의 평균 밸류에이션과 비교하면 삼성전자가 저평가된 가치주인 것은 맞다"면서도 "최근에 워낙 싼 주식이 많다보니 삼성전자 비중을 늘리기보다는 8~9%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0월 1일 기준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A 1(주식)'과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주식)A'의 삼성전자 편입 비중은 각각 6.38%, 8.84 % 수준이다.
'KB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은 1년 반이 넘도록 삼성전자 편입 비중이 제로다. 지난해 8월 삼성전자 물량을 모두 털어냈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상무(CIO)는 "KB밸류포커스펀드는 가치주펀드다 보니까 좋은 기업을 장기적으로 가져가는 컨셉트로 운용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기업이 많아서 굳이 삼성전자를 담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삼성전자를 편입하지 않을 계획이다. 최 상무는 "현재로선 삼성전자가 영위하는 본업 자체적으로 볼 때 매력적으로 생각되지 않는다"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가격 메리트가 생기고, 장기 비전이 보이면 그때가서 펀드에 담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좋다고 판단해서 펀드에 싣는 매니저도 있겠지만, 그렇게 판단하지 않더라도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가량 되다보니 대형 액티브주식형펀드 대부분은 삼성전자를 담고 있다"면서 "가치투자 대가로 꼽히는 매니저들이 국내 대표주인 삼성전자에 대한 접근법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롭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