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고급브랜드·SOC로 '역경' 뚫는다 [2016 승부수]주택공급 조절 'THE H' 활용, 글로벌 건설 리더 원년 '박차'
김지성 기자공개 2016-01-11 08:19:15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7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창조는 역경 속에서 꽃피운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사진)은 지난 4일 시무식에서 이 같이 밝혔다. 장애 요인과 제약이 있을 때, 비로소 그 것을 뛰어넘을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는 말도 했다. 2016년 건설업계에 역경이 기다리고 있고, 그 고난은 창조적인 방안으로 넘어서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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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현대건설은 올해 그룹사에 맞춰 질적 성장을 추구하기로 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의 성장률 둔화, 그리고 저유가 악재가 겹쳤다. 국내 건설시장은 주택시장의 공급과잉 우려가 가장 큰 부담이다. 이럴 때일수록 보수적 사업기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현대건설은 이에 따라 올해는 국내 주택 공급을 크게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2만 4000여 가구(오피스텔 포함)의 주택을 쏟아냈지만 올해는 공급량을 1만 6787가구까지 축소할 계획이다. 전년대비 30% 넘게 줄어든 수준이다.
대신 고급브랜드를 적극 활용해 수익성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주택 사업 전면에 세울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애초 THE H 탓에 적잖은 맘고생을 했다. 알짜 사업장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3차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THE H를 처음 시장에 공개했지만 이후 이어진 경찰 고발 등으로 구설에 올랐다. 그룹 차원에서 해당 입찰에 THE H 브랜드를 내세우지 말라는 지시까지 있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해당 현장에서 THE H 브랜드를 통해 시공권을 따내고, 잡음도 잠재웠다. 성공적인 론칭이었다. 이를 토대로 올해는 재건축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특히 THE H는 '래미안'으로 무장한 삼성물산 등 경쟁사들이 선점한 강남 재건축시장에서 빛을 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동시에 상대적으로 호조세를 보이는 서울 수도권 시장에 집중해 분양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공급이 예정된 현대건설 사업장 16곳 중 절반이 넘는 11곳이 서울 수도권에 몰려 있다. 지난해에 82%에 달했던 일반분양 비중도 47%로 줄인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부문도 현대건설이 올해 적극 공략을 계획한 분야다. 4월 총선 전후로 SOC 사업 발주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판단을 내렸다. 정부가 민간투자사업 활성화를 위한 신규 제도 및 공공 입찰제도 선진화 방안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세부 전술과 전략을 짜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위축이 우려되는 해외 건설시장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했다. 플랜트 일변도의 사업구조를 보다 다변화하고, 수주 방식도 다각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 역량이 필수적이다.
특히 설계 능력 향상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단순 시공사 지위로 나날이 심화되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향후 발주처별 최적의 공사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기술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조직문화도 혁신키로 했다. 2016년은 신념과 창조, 소통을 기반으로 '글로벌 건설리더' 도약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정 사장은 이번 신년사를 통해 "능력의 차이는 5배, 의식의 차이는 100배라는 말이 있듯이 일에 대한 소명의식과 목표의식,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창조와 소통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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