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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 '정보 비대칭성' 극복하자 [WM라운지]

한태봉 미래에셋증권 명동지점 수석웰스매니저공개 2016-02-03 14:02:53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7일 15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815년 6월 18일, 런던 증권거래소 안에서 수많은 투자자들이 벨기에 남동쪽 워털루에서 벌어진 웰링턴(영국)과 나폴레옹(프랑스)과의 전투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당연히 그 당시 유럽 전역에 강력한 글로벌정보망을 구축하고 있던 로스차일드가의 일거수일투족에 시선이 집중됐다.

영국의 대승과 나폴레옹의 패배 정보를 미리 독점하고 있던 로스차일드가는 시장교란을 목적으로, 당일 오전 증권거래소에 보유중인 영국국채 매도 사인을 보냈고 시장은 곧바로 패닉에 빠져 영국국채는 95% 폭락, 원본의 5% 수준에서 거래됐다.

로스차일드가는 그날 헐값으로 쏟아져 나온 영국 국채 대량매수를 통해 20배의 차익을 올려, 정보독점의 과실을 완벽하게 향유한다. 시장에는 나폴레옹의 패배 소식이 하루 뒤에나 알려진다.

이상이 '화폐전쟁(쑹훙빈 저)' 1권 도입부의 요약이다.

실제로 글로벌투자를 실행할 때 가장 문제되는 부분은 바로 절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를 할 때는 관련정보와 보고서들이 넘쳐나는데, 자국이 아닌 해외 주식이나 해외 채권에 투자할 경우 매우 제한적인 정보만 접할 수 있다.

이는 바로 지역적·언어적·문화적 특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정보 비대칭성' 때문. 인터넷·핸드폰(통신)과, 비행기(교통)의 발달로 글로벌금융이 보편화된 지금도 200년 전인 1815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정보의 비대칭성은 존재한다.

글로벌 투자를 위해 일반 투자자들이 영어와 중국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독일어 등 각각의 언어들을 모두 공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효율적이지도 않다. 후강퉁 시행 이후 많은 증권사들이 언어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주요 중국기업들에 대해 제한적으로 한글 분석보고서를 내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한글보고서는 여전히 절대 부족한 실정이다.

문화적 특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장벽 또한 만만치 않다. 단순히 외국의 분석자료를 번역하여 제공하는 수준으로는 해당국가의 문화적인 장벽을 극복하기 어렵다. 한국인이 한국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자료라야 해당 국가의 문화적인 특성을 고려한 양질의 분석자료가 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KOTRA 해외비즈니스 정보포털' 글로벌윈도우(www.globalwindow.org)에서 각 국가들의 정보를 많이 얻는다. 한국 주재원들이 해당 국가에 거주하며 한국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정치·문화·경제 관련 자료는 단순 번역자료보다 훨씬 이해하기 쉬운 장점이 있다.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 은행의 경우 이윤배분방식에 따라 전통은행과 샤리아(이슬람 율법체계)에 근거한 이슬람금융으로 나뉜다. 이슬람금융은 근본적으로 대출이자 사업을 금지하고 있어 이자지급 대신에 이익을 공유하는 형태의 배당금 지급을 지향한다. 이러한 문화적인 차이를 모르고 해당 국가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할 경우 투자성공 확률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

한국의 구조적인 저성장 문제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은 필연적으로 국내보다 성장성이 높은 글로벌 기업으로의 분산투자를 할 수 밖에 없다. 과거 투자자들은 해외펀드를 통해 1차적인 글로벌 분산투자 포트폴리오를 완성하였지만 지금의투자자들은 해외주식에 대한 지식이 높이지면서 최근 해외주식 직접투자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

해외주식 직접투자에 대한 관심은 중국, 홍콩, 미국을 넘어 이제 유럽,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 Bro) 자료에 의하면 외화증권 예탁결제 보관잔액은 매년 30%~40% 이상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글로벌 투자의 장벽인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금융회사의 글로벌리서치를 통해 나온 해외기업의 양질의 정보를 참고하는 것이다.

하지만 해외주식에 대해 충분히 공부할 시간과 능력이 안되는 투자자들은 펀드를 통해 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극명한 만큼 해외주식 직접투자보다 양질의 해외펀드를 잘 선별하여 투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충분히 공부하고 분석한다면 향후 저성장이 예상되는 국내주식보다 고성장이 예상되는 해외주식의 기대수익률이 더 높으므로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저금리·저성장·고령화는 우리 금융시장과 자산관리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국내주식시장이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가 되지 않는다. 해외의 다양한 자산과 국가에 투자하는 글로벌 자산배분은 국내투자자들에게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한태봉 미래에셋증권 수석웰스매니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학사
동남은행 서울영업부
하나금융그룹 투자은행본부(IPO)
미래에셋증권 방배지점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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