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銀 글로벌본드 흥행, '북핵' 영향 없었다 연초 선제적 발행, 투자 수요 3배 북 빌딩
정아람 기자공개 2016-01-11 14:54:29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8일 08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산업은행이 올해 국내 기관의 첫 외화채권 발행을 무난하게 마쳤다. 발행 당일 북한의 핵 실험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자 모집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앞서 2015년 12월 한국 국가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되는 등 한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상황이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5년·10년물 듀얼 트렌치…기존 유통물 스프레드 수준에서 결정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새벽 총 15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 투자자 모집을 마쳤다. 이번 채권은 전액 고정금리 형태로, 5년물과 10년물로 트렌치를 나눠 발행됐다. 투자자 모집 결과 최종 발행 규모는 5년물 5억 달러, 10년물 10억 달러로 결정됐다. 총 316개 기관에서 47억 달러 규모 투자수요가 모집됐다.
산업은행은 전날인 6일 오전 국제금융시장에서 채권 발행을 선언했다. 이니셜 가이던스(최초 제시 금리)는 5년물의 경우 미국 5년 만기 국채 금리(5T)에 100bp, 10년물은 10년 만기 국채 금리(10T)에 110bp를 가산한 수준을 제시했다. 이후 유럽 지역까지 투자자 모집을 마친 뒤 가이던스를 조정, 최종 발행 금리는 각각 이니셜 가이던스 대비 약 20bp 낮춘 수준에서 발행을 결정했다.
최종 발행 금리는 5T+82.5bp, 10T+87.5bp다. 이는 기존 산업은행의 5년물과 10년물 해외채권 스프레드와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뉴 이슈 프리미엄(NIP·신규 발행 채권에 붙는 가산금리)이 거의 추가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변수 영향 미미…올해 아시아 금융기관 첫 사례
이번 딜 과정에서는 '타이밍'이 여러모로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딜 관계자는 "어나운스 10분쯤 뒤에 북한 핵실험 소식이 전해졌다. 10분만 늦었다면 아예 딜 자체를 접었을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며 "투자자 모집 결과로 볼 때는 이제 북한 변수에 대한 투자자들의 민감도가 많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산업은행은 2005년 한 차례 해외채권 발행을 위해 딜 어나운스까지 마쳤으나 북한 도발로 인해 북빌딩이 쌓이지 않으면서 딜을 취소(풀백)한 전례가 있다"며 "10년새 한국계 채권이 갖는 위상이 많이 달라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번 채권은 2015년 12월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Aa2'로 상향조정한 후 처음으로 발행된 한국계 외화채권이다.
신년초 발행물량이 아직 많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시장에 나선 점도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후 영향을 우선 지켜보겠다는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했다"며 "연초에 투자자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을 공략하면서 투자수요를 넉넉하게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채권은 2016년 들어 아시아 금융기관이 발행한 첫 글로벌본드로 알려졌다.
발행 주관사로는 바클레이즈, BOA메릴린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스위스, HSBC, 미즈호시큐리티, 소시에테제네랄, KDB아시아 총 8곳이 참여했다. 납입일은 1월 1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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