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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올인' 이랜드, '박성경 베팅' 통할까 [2016 승부수]도심 알짜 백화점 공략 '쇼핑몰' 전환, '자금조달·인력운용' 과제

길진홍 기자공개 2016-01-20 08:45:0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18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13억 중국인을 겨냥해 통 큰 베팅을 한다. 성장 둔화로 사양길에 접어든 중국 백화점 기업들과 손잡고 프리미엄 아울렛 쇼핑몰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국 현지 불황을 틈타 패션에서 유통 사업으로 전환을 통한 생존을 모색 중이다.

◇2020년 中 매출 25조, 최대 유통기업 도전장
박선경 부회장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

이랜드그룹은 2020년까지 중국에서 25조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놨다. 작년 이랜드 중국법인 매출은 2조 6500억 원. 지난 1994년 상하이 진출 후 백화점 중심의 패션사업으로 해마다 성장을 거듭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아울렛 형태의 유통부문에 진출해 향후 5년 내 중국 사업 매출 규모를 10배 가까이 늘린다는 계획이다.

중국이랜드의 2020년 유통부문 매출 목표는 15조 원이다.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이랜드는 중국 부동산·유통 재벌 완다그룹을 제치고 중국 1위 유통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유통부문 성장과 맞물려 2018년이 되면 한국이랜드와 중국이랜드 매출도 역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기준 한국이랜드 매출액은 6조 5000억 원이다. 2018년 중국법인 예상 매출액은 14조 원으로 한국이랜드의 매출을 상회할 것을 예상된다. 한국의 경우 호텔 등 레저부문에 제한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중국에 역량을 최대한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은 "지금은 중국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며 "한국을 테스트마켓으로 삼아 단기간 내 중국 유통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기불황'에서 답을 찾다

이랜드의 중국 유통시장 진출 계획은 상당히 파격적인 선언이다. 경기둔화로 중국의 저성장국면 장기화를 점치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화권 내로라하는 대기업 총수들도 성장 둔화를 전례 없는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소비 침체로 패션과 유통부문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롯데와 신세계 등 국내 유통 재벌도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밖에 LF, 제일모직 등 다수의 패션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했지만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박성경 부회장은 그러나 성공을 장담했다. 중국의 성장 둔화로 고전하고 있는 백화점 사업에서 답을 찾았다. 중국 현지 구매력 저하로 아울렛 수요가 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도심 알짜 요지를 꿰차고 있는 각 백화점을 쇼핑몰로 리뉴얼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이랜드가 매장 운영에 관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현지 백화점이 시설과 자본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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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이랜드>

이랜드는 지난 30여 년간 쌓은 직매입 노하우와 MD 구성, 디자인 등의 콘텐츠를 내세워 백화점을 공략하고 있다. 백화점 리뉴얼은 시설투자 부담이 덜하고, 건물을 세우기 위한 별도의 인허가를 거칠 필요가 없다. 수익은 중국 기업과 50대 50 절반으로 나눠 갖는다. 쇼핑몰의 성격은 중국 각 지역의 소비 성향을 고려해 10여개로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사업방식이 돈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중국 전역의 백화점 기업 사장들이 이랜드로 몰리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중국에 몰아닥친 불황이 이랜드에게 사업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인력 운영·투자비 조달 과제

장밋빛 전망이 넘치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단기간 내 쇼핑몰이 급증하면서 자금 조달과 인력 운영이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복제 능력이 뛰어난 중국 기업들의 견제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랜드는 우선 최대한 기존 백화점 인력을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또 중국의 8000여 패션 매장 운영 노하우를 살려 직원 교육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다. 여기에 한국의 핵심 인력 등을 주요 쇼핑몰에 배치해 운영의 묘를 살린다는 계획이다. 한국이랜드의 일부 부서는 아예 중국으로 자리를 옮겼다.

팍슨뉴코아몰
<중국 상하이 창닝지구 팍슨뉴코아 쇼핑몰>

투자금은 기존 시설물을 이용해 최소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중국 상하이 창닝지구 팍슨백화점을 리뉴얼하는데 300억 원이 투입됐다. 합작사인 백성그룹과 반반씩 부담했다. 추가 쇼핑몰의 경우 개당 20억~30억 원 정도가 소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0개 매장을 오픈한데 2000억~3000억 원 정도가 투입된다.

우려되는 부분은 중국 현지 후발주자들의 견제다. 특히 중국 기업들의 경우 복제 능력이 상당히 뛰어나다. '이랜드식 쇼핑몰'과 유사한 형태의 중국 쇼핑몰들이 우후죽순 생겨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5일 팍슨뉴코아몰 그랜드 오픈식 당일 다수의 백화점 회장들이 지켜보고 돌아갔다.

이래드는 이에 따라 시장 선점을 위해 단기간 내 최대한 쇼핑몰을 확대하는 방안을 들고 나왔다. 팍슨뉴코아몰의 경우 백화점에서 쇼핑몰로 전환하는데 불과 5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경험 축적으로 추가되는 쇼핑몰은 2~3개월 안에 리뉴얼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성경 부회장은 "이랜드가 30여 년간 쌓은 콘텐츠와 현지 네트워크는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지적 자산"이라며 "중화권 대기업 총수들과 신뢰를 기반으로 유통 시장 공략의 고삐를 바짝 죌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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