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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 미국 바이오주 추락에 '불똥' 나스닥 상장 무기한 연기...준비과정 미흡 지적도

김선규 기자공개 2016-01-26 08:29:0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5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미국 나스닥(Nasdaq) 상장이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부터 미국 증시에서 바이오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공모가가 낮아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현지시장 상황과 업황변화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상장을 무리하게 추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추진해 왔던 미국 나스닥 상장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외국계를 중심으로 구성된 주관사들도 일단 상장 작업에서 손을 뗀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 증시에서 주요 바이오기업 주가가 실적부진과 고평가 논란으로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상장 시기를 늦춘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상반기 내에 나스닥 상장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다. 지난해 8월 나스닥 상장 주관사로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등을 선정하고 내부적으로는 IR팀을 꾸리면서 상장 채비에 박차를 가했다. 또한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도 "상장준비를 잘하고 있으며 최대한 빨리 상장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시장에서 바이오주의 추락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상장에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8월 이후 미국 주요 바이오기업들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더욱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약가 인하 정책을 들고 나오면서 바이오주 '거품론'까지 다시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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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미국 바이오 지수들이 하락으로 공모가뿐만 아니라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을 예단할 수 없어 상장을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미국 금리인상 이슈와 맞물려 미국 기업공개(IPO)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어 당분간 상장 작업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나스닥 시장이 기술력만으로 상장이 가능하더라도 소송분쟁,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불확실성 등이 기업가치 산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해 무기한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브렌시스'의 오리지널 업체인 암젠(Amgen)과 특허소송을 캐나다에서 진행 중이다. 유럽 시장에 진출했지만 효능이 개선된 오리지널 제품과 경쟁이 쉽지 않고 제형에 관한 특허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한 엔브렐 특허만료가 끝나지 않아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시장인 미국 진출도 2028년까지 어렵다.

상장 연기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 상장을 목표로 애초 일정을 무리하게 추진했고 준비과정 등도 소홀한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업황 변화 및 시장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욕심을 부리다 결국 무기한 연기를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보여주기식 성과주의에 쫓겨 조급하게 상장을 추진했다"며 "아무래도 그룹 지주사격인 삼성물산 합병, 신수종 사업 등과 맞물려 있다보니 상장을 서두른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연내 상장이 불발되면서 자금조달 및 운용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위해 1조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초 나스닥 상장을 통해 1조6000억~2조 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상장이 연기되면서 다른 경로를 통해 재원 마련이 불가피해 보인다. 더욱이 지난해 7월 649억 원을 마지막으로 그룹 지원도 종료된 상황이다.

이번 상장 연기는 삼성그룹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차원에서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는 바이오 사업에 대한 인식과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바이오 사업 성과 여부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능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여파가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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