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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 나스닥 상장 무기한 연기 모회사 바이로직스 IPO 우선…"그룹 내부 정치적 갈등 원인일수도"

민경문 기자공개 2016-01-25 09:00:0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2일 09: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또 하나의 삼성발(發) 메가딜로 지목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미국 나스닥(Nasdaq) 상장이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미국 상장 이후 모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국내 상장을 도모할 예정이었지만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추진해 왔던 미국 나스닥 상장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번 상장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적어도 연내 상장이 미뤄진 것은 맞다"며 "언젠가 기업공개(IPO)를 시도하겠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기를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외국계를 중심으로 이뤄진 주관사들도 일단 상장 작업에서 손을 뗀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8월 나스닥 상장 주관사로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한 바 있다. 공동 주관사로는 크레디트스위스(CS)와 모간스탠리가 뽑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작년 6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동시에 연구·개발(R&D) 자금 마련을 위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 동안 업계에서 추정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만도 10조 원에 달했다. 삼성 측은 나스닥 상장으로 2조 원 가량을 조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최대주주는 삼성바이오로직스(90%)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나스닥 상장 연기 배경은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 없다. 업계에서는 세계 1위 바이오 회사인 미국 암젠과 특허분쟁을 벌이고 있는 점이 상장에 발목을 잡은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작년 5월 캐나다 보건부에 암젠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 브렌시스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하자 암젠이 곧바로 소송 및 판매금지 신청을 냈다. 만약 특허 침해로 결론이 나오면 기업가치 산정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삼성그룹 내부의 정치적 갈등 때문에 삼성바이오에피스 상장이 미뤄진 것일 수 있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특히 지난달 21일 박근혜 대통령까지 참석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3공장 기공식 개최 이후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의중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모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예정대로 올해 국내 상장을 강행한다.

시장 관계자는 "통상 자회사(삼성바이오에피스) 상장을 먼저 실시하고 그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은 모회사(삼성바이오로직스)가 나중에 상장에 나서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다"며 "하지만 이를 뒤바꿔 모회사 IPO를 우선한다는 얘기인데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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