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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1.3조' 출자전환 제안한다 채권단과 2일 최종 협의, 경영권 지분 희석 불가피

권일운 기자/ 박창현 기자공개 2016-02-03 08:56:4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1일 1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그룹이 현대상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채권단에 1조 3000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요청할 계획이다. 실적 악화 주범인 '고액 용선료'를 고객사 협의를 통해 낮추고 수익성을 개선해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다만 채권단 내 상이한 이해관계와 추가 자금 수혈에 대한 부담 등 변수 탓에 실제 대규모 출자전환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이날 오전부터 전략기획본부 주도 아래 실무팀장들이 모여 현대상선 자구안 실행 전략을 두고 내부 회의를 진행 중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현대증권과 부산신항만 등 자산 매각 전략 수립과 함께 채권단 출자전환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지난달 29일 현대상선 채권단에 자산매각과 출자전환 내용을 담은 추가 자구안을 제출했다. 자산 매각 대상은 상세히 밝힌 반면, 출자전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규모를 명시하지 않았다. 출자전환이 사실상 채권단들의 희생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먼저 전체 자구안에 대한 안팎의 평가를 듣고 추가 제안에 나서려 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의 사재 출연과 현대상선 경영권 포기로 채권단의 출자전환 명분이 만들어졌다고 판단,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출자전환 요구액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내부적으로 협의하고 있는 출자전환 제안 규모는 약 1조 3000억 원이다. 지난해 말까지 신속인수제를 통해 지원받은 회사채 총액과 일치한다.

현재 현대상선의 시가총액은 7000억 원을 오가는 수준이다. 따라서 현대그룹 측이 제안한 대로 출자전환이 이뤄진다면 현대상선 보유 주식은 상당 부분 희석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 지배력 상실을 감내하더라도 당장 신규 자금 수혈을 통한 사업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현대그룹의 뜻대로 채권단 출자전환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현대상선을 넘겨받아 신규 자금을 지원하더라도 만성 적자 사업 구조 탓에 다시 추가 비용 부담을 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 측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부정적 인식을 없애기 위해 수익성 개선안을 같이 제안할 방침이다. 대표적인 것이 기존 고비용 용선료 인하 계획안이다. 현대상선은 높은 용선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컨테이너선 8000TEU급 기준 용선료가 2010년과 비교해 1/5 수준인 8000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장기 계약 때문에 기존 비용을 그대로 지불하고 있다. 작년에도 용선료로 2조1030억 원을 지불하면서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 때문에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현업 실무직을 소집해 비상 전략회의를 열고 고객사와의 추가 협의 진행 등 구체적인 용선료 인하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 컨테이너 부문은 용선료만 줄인다면 원가를 최대 절반으로 줄이고 수 있다"며 "영업력 자체가 워낙 뛰어난 조직이라 용선료 부문만 해결된다면 자생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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