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7년만에 최대 영업익 불구 '우울' [Company Watch]2008년 이후 최고치 1.6조 기록… 올 실적, 최근 5년 내 최저 전망
정호창 기자공개 2016-02-12 08:00:35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5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매우 양호한 경영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7년 만에 최대 성적을 올렸고, 순이익도 5년 만에 1조 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 나타난 공급과잉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올해 전망은 매우 어둡다. 지난해 좋은 경영성적표를 받아 들였음에도 LG디스플레이 임직원들이 웃지 못하는 이유다.5일 금융감독원 및 LG그룹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8조 3838억 원의 매출을 올려 영업이익 1조 6255억 원, 당기순이익 1조 234억 원의 경영실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2014년 대비 7.3% 늘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9.8%, 11.6% 증가했다.
현금 창출력 역시 높아졌다.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규모가 전년보다 1500억 원 이상 늘어나 5조 원을 넘어섰다. LG디스플레이가 5조 원 이상의 에비타를 기록한 것은 2012년 이후 3년 만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기록 경신은 에비타보다 더 돋보인다. 영업이익은 지난 2008년 1조 7354억 원을 거둔 이후 7년 만에 최대 성적이며, 순이익은 2010년 이후 5년 만에 '1조 클럽' 재가입에 성공했다.
호실적을 거둔 덕분에 재무건전성도 전년보다 개선됐다. 부채비율이 77.7%로 전년보다 17.2%포인트나 낮아졌다. 수익성 개선으로 자본 규모가 7.8% 늘고, 부채가 1조 3000억 원 이상 감소해 10조 원 아래로 떨어진 덕분이다. 순차입금 규모도 1300억 원 이상 줄어들어 순차입금비율은 전년보다 2.2%포인트 개선된 13.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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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경영실적에 대해 이견 없이 '2010년 이후 최고 성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호성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LG디스플레이 내부의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최고경영진은 물론이고 말단 직원까지 높은 긴장감과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최근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황이 급격히 악화돼 올해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양호한 경영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상반기까지 글로벌 IT 시장에 견조한 수요가 이어진 덕분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장 모두 수요와 제품 거래가격이 안정세를 나타냈고 관련 업체 대부분이 비교적 만족스런 경영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상황이 급변한 것은 하반기부터다. 글로벌 IT 수요를 이끌어온 스마트폰 시장에 성장 둔화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며 반도체와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 타격을 줬다. 게다가 디스플레이업계에는 더 큰 문제가 닥쳤다. 생산능력을 확대한 중국 업체들이 설비 가동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패널 생산량을 늘리면서 대형 LCD 패널 시장에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
글로벌 경기침체로 대형 TV 판매가 주춤한 상황에서 패널 공급량이 늘어나자 제품 거래가격이 가파르게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135달러에 거래되던 40인치 풀HD LCD 패널 가격은 최근 95달러까지 내려왔다. 디스플레이업계에서 해당 패널의 원가 마지노선을 100달러로 보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제품가격이 원가 이하 수준까지 떨어진 셈이다.
이 같은 공급과잉 현상 탓에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약화돼 결국 지난해 4분기엔 영업이익이 606억 원 수준으로 떨어지고 순이익은 적자 전환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패널 생산량을 줄이긴커녕 더욱 늘릴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장 환경을 감안해 최근 증권가에선 LG디스플레이의 올해 경영실적 전망치를 계속 하향 조정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현재 2200억 원 수준까지 내려온 상태다. 이는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거둔 실적의 7분의 1에 불과한 수치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OLED 설비 증설에 4600억 원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LCD 시황 악화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을 모색 중이나, OLED 사업이 회사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미미해 큰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다"며 "현재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상반기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등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최근 5년간 최저 실적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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