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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뱅크 IPO, 현대重 신용도 '언발 오줌누기' 2조 구주매출 가능성 타진..."업황 개선 없이는 실질적 이득 어려워"

민경문 기자공개 2016-02-25 08:27:47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2일 1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 기업공개(IPO) 추진 여부가 국내 자본시장의 핫이슈로 또 다시 떠오르고 있다. 목표치를 밑도는 밸류에이션에도 불구 상장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건 그만큼 모회사 현대중공업의 재무개선이 시급하다는 뜻으로도 읽혀진다.

일단 신용평가 전문가들은 현대오일뱅크 상장이 단기 미봉책 수준에 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구주매출을 통해서 당장 2조 원 내외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업황 개선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근본적인 재무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최근 경기가 좋아질 경우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밝혔다. 2011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해 거래소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까지 청구한 바 있지만 일정을 철회했던 현대오일뱅크다. 최근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면서 IPO재개 여부에 다시 시장의 이목이 쏠리는 형국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제 마진 확대와 석유 제품 판매 증가로 작년 629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4년(2262억원) 대비 178% 증가한 수치다. 다만 정제마진 축소 우려가 여전한데다 정유업계 전반의 주가순이익배율(PER)이 과거보다 크게 낮아져 있어 밸류에이션 기대치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2012년 IPO 작업 당시 공모가 마지노선은 2만 5000원이었다.

그럼에도 현대오일뱅크 IPO 재추진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건 모기업 현대중공업의 재무여력이 그만큼 취약해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영업손실(연결기준)은 1조 5401억 원에 달했다. 9분기 연속 적자 행진이다. 해양 플랜트 부문에서 계약 취소와 공정 지연 등이 직격타가 됐다. 매출액도 전년대비 12.1% 감소한 46조 2318억 원에 그쳤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대오일뱅크가 상장할 경우 시가총액이 6조~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보유 지분(91%) 가운데 30%만 구주매출을 단행해도 2조 원 내외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부 외화채를 제외하고 올해 만기 도래 회사채 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금융권 차입금 관리만 잘 이뤄지면 유동성 대응은 충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현대오일뱅크 상장으로 현대중공업의 신용도 개선까지 기대하기는 요원해 보인다. 국내 신용평가업체 3사는 공통적으로 현대중공업 신용등급을 A+(부정적)로 평정하고 있다. 최근 실적과 재무지표 등을 고려할 때 '부정적' 꼬리표를 떼기 위한 각 사별 트리거(trigger)조건을 충족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손실을 야기했던 발주물량들이 예상보다 인도가 늦어지면서 추가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 업황 자체의 불확실성 또한 실적 회복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글로벌 해운경기를 나타내는 지표인 BDI지수는 지난해 8월 이후 70% 이상 추락했다. 1000을 훌쩍 넘겼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700대에 머물고 있다.

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상장에 따른 2조 원 내외의 현금 유입이 현대중공업에 호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인도지연 등에 따른 손실처리 및 상각 가능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이득이 되기 어려워 보인다"며 "결국 자산매각이나 IPO는 단기처방일 뿐이고 결국 유가상승이나 해운경기 회복 등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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