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2월 24일 09: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이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설계사 판매채널에 DC·IRP영업을 접목, 30인 이상의 중소기업 시장으로 발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삼성그룹 계열사 영업을 바탕으로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시장에서 굳건한 입지를 지켜온 삼성생명이 급성장하고 있는 DC 및 IRP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달 법인사업부에 DC·IRP영업부를 신설하고 전국적으로 영업인력을 추가 배치했다. 3만여 명 설계사 중 일부를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퇴직연금 교육을 하는 등 마케팅 플랫폼을 강화했다. 또 설계사에 대한 퇴직연금 영업 관련 수수료 제도를 일부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은 향후 DC형을 중심으로 퇴직연금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고, DB형 위주로 300인 이상 기업에 주력하던 퇴직연금 영업 전략을 DC형을 선호하는 30인 이상의 중소기업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은 보험설계사의 퇴직연금 영업 관련 규제가 완화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보험설계사의 퇴직연금 모집업무 위탁범위가 확대됐다. 기존에는 설계사가 퇴직연금 가입예정자를 대상으로만 영업을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가입예정자뿐 아니라 가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도 소개할 수 있다. 또 설계사들의 퇴직연금 모집 후 사후관리 업무가 가능해졌다.
삼성생명은 설계사 채널에 DC형·IRP의 영업·사후관리 시스템을 접목하면 기존의 보험 영업기반 또한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DB형 시장에서 막강한 점유율을 유지해왔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DB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86조 3355억 원, 이중 삼성생명이 18.8%(16조 2440억 원)의 비중으로 DB형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HMC투자증권의 점유율은 8.4%로 삼성생명과 큰 차이를 보였다.
작년말 삼성생명 퇴직연금 적립금의 86.4%는 DB형 적립금이다. DB형 적립금 중 삼성그룹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62%다. 삼성생명이 DB형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줄곧 지킬 수 있는 것은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퇴직연금 사업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반면 DC형 퇴직연금 시장에서 삼성생명의 입지는 좁다. 지난해 말 DC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27조 5701억 원,이중 삼성생명의 점유율은 6.2%로 6위다. 지난해 DC형 시장이 21% 대폭 성장했지만 삼성생명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기업은행 등 은행권에 밀렸다.
삼성생명은 IRP시장에서도 맥을 추지 못했다. 지난해 말 IRP시장 규모는 11조 6317억 원, 삼성생명의 점유율은 7.2%로 6위다. DC형 시장과 마찬가지로 IRP시장에서도 은행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밀렸다.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이 점차 커지는 DC형·IRP 시장에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며 "작년말부터 설계사와 법인영업부가 협업하고, DC형 영업을 전담할 팀을 만들어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DC형 영업 체계를 가진 타사 대비 미비할 수 있지만 대형사로써 판매력이 높아 앞으로 DC형 시장에서의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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