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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영구채, 대한항공 신용에 직격탄 실질적 출자전환…담보대출, 고금리債 전환 '계열 위험 전이 심화'

민경문 기자공개 2016-02-26 10:22:49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5일 08: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계열 위험 전이 확대에 대한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됐다" 대한항공이 한진해운 영구채를 전액 떠안은 데 따른 시장의 반응이다. 겉보기에 추가 자금 지원의 모습은 아니지만 기존 차입금이 자본형태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출자전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동안 신용평가업계에서 우려해 왔던 대한항공의 계열위험 전이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한진해운은 24일 2200억 원 규모의 만기 30년짜리 사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2014년 2000억 원 규모의 영구 교환사채(EB)를 발행한 지 1년 여 만이다. 이번에도 유안타증권이 주관사로 참여했다. 한진해운 측은 이번 영구채 발행으로 부채비율이 2015년 말 848%에서 640%로 떨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문제는 영구채 인수자가 한진해운의 최대주주인 대한항공이라는 점이다. 한진해운 신용등급이 지난해 투기등급(BB+)로 떨어진 데다 최근 하향검토 와치리스트에까지 등재되면서 인수자를 마땅히 찾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영구EB를 발행할 때는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 주요 국책은행이 물량을 사들인 바 있다.

한진해운은 영구채 발행으로 대한항공 차입금을 갚는다는 입장이다. 작년 10월 말 2200억 원의 자금을 상표권, 런던 사옥, 자기주식 등을 담보로 빌렸다. 만기는 1년이었다. 영구채의 자본성을 고려한다면 기존 채권이 자본으로 바뀌는 양상이다. 대한항공으로선 추가 자금을 투입하는 건 아니지만 기존 채권보다는 회수할 가능성이 훨씬 낮아졌다.

물론 외형상 이자 수익은 더 커진다. 한진해운은 발행 1년 차에 9.575%, 2년 차에 10.575%의 이자를 내야 한다. 3년 차부터는 14.575%의 이자를 감당해야 한다. 기존 차입금의 이자율은 6.13%였다. 이자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조기상환이 필수지만 한진해운의 재무여력과 부진한 해운업황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다.

신용평가업계에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을 둘러싼 실적 악화와 늘어난 부채비율도 문제지만 계열 지원 부담을 더 큰 신용리스크로 받아들여왔던 터였다. 이는 과거 짭짤한 배당금 수익을 가져다 줬던 에쓰오일 지분을 포기하고 한진해운을 전격 인수할 때부터 예상된 이슈이기도 했다. 당장 이번 영구채 인수가 한진해운 신용위험의 대한항공 전이가 더욱 심화된 시그널로 해석되는 이유다.

당장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의 추가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BBB+까지 떨어져 있다. 그 동안 한진해운 신용위험 변화·추가 지원 여부 등을 모니터링해 추가로 신용등급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온 신용평가사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한진해운 영구채 인수가 배임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지만 아직은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투자결정 시점에 한진해운의 회생 가능성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투자를 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이를 몰랐다면 배임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는 "결국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에 대한 담보대출을 고금리 영구채 투자로 바꾼 형국"이라며 "이럴 거면 아예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해주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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