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시스, 제일기획 지분 추가 인수 나서나 50% 이상 확보 구상… 삼성그룹 광고물량 10년 보장 요구
정호창 기자공개 2016-03-03 08:20:23
이 기사는 2016년 03월 02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 인수를 추진 중인 프랑스 퍼블리시스가 삼성그룹으로부터 인수하는 경영권 지분 외에 제일기획 주식 추가 매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과반수 이상의 지분을 손에 넣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퍼블리시스는 삼성그룹에 거래 종결 후 10년간 광고물량 수주를 요구해 제일기획의 삼성 일감 보장기한은 당초 업계 예상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2일 투자은행(IB) 및 광고업계 등에 따르면 퍼블리시스는 내부적으로 삼성그룹과의 지분 거래 종결 후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제일기획 주식을 추가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이 보유한 제일기획 지분이 28.28%에 그쳐 완전한 경영권 확보를 원하는 퍼블리시스의 뜻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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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리시스는 제일기획 인수에 나선 이상 최소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삼성카드 등이 보유한 지분 외에 최소 22% 가량의 제일기획 지분을 더 손에 넣어야 하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퍼블리시스를 비롯해 WPP, 옴니콤 등과 같은 글로벌 광고사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세를 늘리는 확장전략을 오래 전부터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으며, M&A에 나서면 경영권을 확실히 틀어쥘 수 있는 지분을 손에 넣길 원한다"며 "이들이 보유한 광고 계열사의 지분율은 대부분 10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퍼블리시스는 2014년 11월 인수한 미국 디지털 에이전시 사피엔트(Sapient) 지분을 100%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 2월 손에 넣은 프랑스의 릴렉스뉴스(Relaxnews) 역시 지분율이 95%에 달한다. 사피엔트의 경우 우선 M&A를 통해 경영권 지분을 확보한 후 공개매수를 추진해 지분 전량을 취득해 M&A 시장의 주목을 끌었다.
M&A업계 관계자는 "과거 인수사례를 살펴보면 퍼블리시스가 제일기획을 삼성그룹으로부터 인수한 후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지분 매입 의사를 타진해 블록딜을 진행하거나 사피엔트 사례처럼 주식시장에서 공개매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퍼블리시스는 제일기획 인수를 추진하며 영업 안정성에도 상당한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제일기획을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삼기로 정한 만큼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안정적인 경영활동이 이어질 수 있는 토대 마련을 거래의 최우선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퍼블리시스는 삼성그룹에 향후 10년간의 광고물량 수주 보장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삼성그룹이 제시한 물량 보장기간의 두 배에 해당하는 조건을 제시한 셈이다.
삼성그룹은 제일기획 매각 협상에 나서며 퍼블리시스에 거래 종결 후 5년 간의 물량 보장을 약속했다. 이는 2011년 말 아이마켓코리아를 인터파크 컨소시엄에 매각할 당시의 거래 조건을 토대로 삼았다. 당시 삼성그룹은 거래 종결 후 5년간 약 10조 원 규모의 물량 납품을 보장해 합의를 이끌어냈다.
퍼블리시스의 요구가 당초 제안을 크게 넘어선 만큼 삼성그룹은 현재 이에 대한 내부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광고업계 등에서는 제일기획이 삼성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광고대행사이며, 삼성그룹 입장에서 외부로 독립해 나가는 계열사와 임직원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토대로 퍼블리시스의 제안이 수용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 입장에서 제일기획 정도의 대행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계열사 매각에 대한 그룹 안팎의 시선 등을 고려해 퍼블리시스 요구에 대해 긍정적인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인수자가 요구한 10년을 모두 수용하진 않는다고 해도 당초 제시안보다 보장 기간이 길어져 '5년+α' 행태의 합의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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