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헤지펀드, 소규모 출발도 '전략' 급변동 장세 탄력적 운용…대형화시 후폭풍 우려도
정준화 기자공개 2016-03-11 14:49:22
이 기사는 2016년 03월 08일 10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규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잇따라 내놓는 펀드들의 사이즈가 점점 작아지는 추세다. 헤지펀드 시장에서의 트랙 레코드가 없어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 어려운 측면이 크지만 전략적으로 사이즈를 작게 가져가고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8일 업계에 따르면 그로쓰힐·LK·라임·HR·타이거·포엠자산운용 등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새롭게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한 운용사들의 헤지펀드 초기 설정액은 50억 원 안팎 수준이다.
초창기 헤지펀드들의 경우 100억~200억 원 가량의 프라임브로커(PBS) 자금과 운용사 자체 자금, 그리고 사전에 유치한 기관투자가 자금 등을 합해 수 백억 원 수준에서 출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많게는 초기 설정액이 1000억 원 수준인 곳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신규 헤지펀드들은 초기 운용 규모가 아주 많아야 150억 원 안팎 수준이다. 아예 프라임브로커의 시드머니도 없이 자체 자금만으로 출발한 곳도 다수다.
초기 운용규모가 점점 축소되는 것은 신생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트랙레코드가 부족해서다. 투자자문시장에서 이름을 날린 이들도 아직 헤지펀드 시장에서 검증된 데이터가 없다. 보수적인 기관투자가들이 자금 집행을 섣불리 하지 않는다.
프라임브로커들 역시 기존 헤지펀드들에 시드머니 한도의 상당 부분을 투입한 상태여서 지원 여력이 많지는 않다. 혹 여유가 있더라고 앞으로 계속 쏟아져 나올 헤지펀드들과의 계약을 위해 실탄 분배에 신중하다.
이밖에 신규 진입자들이 전략적으로 시드머니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아울러 신규 투자자 유치를 위한 판매 마케팅도 하지 않는다. 신규 진입자의 경우 초창기 눈에 띄는 퍼포먼스를 보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급변동 장세에서 운용의 묘를 살리기 위해 덩치가 큰 것보다 작은 것이 시황 변동에 빠르게 맞춰 운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브레인·대신·쿼드자산운용 등 덩치가 비교적 큰 헤지펀드들이 지난해 하반기 급락장 이후 크게 출렁이는 장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도 규모와 무관치 않다. 실제 소규모로 출발한 신규 헤지펀드들은 지난달 급등락 장세에서도 기존 헤지펀드들에 비해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증권사 PBS 관계자는 "신규 진입자의 경우 덩치를 키우기 보다 꾸준하게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들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의도적으로 마케팅을 하지 않는 곳이 다수"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이즈가 작을 때 수익률을 높일 수 있지만 반대로 덩치가 커졌을 때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만큼 무조건 수익률을 높이려고 하기 보다는 변동성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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