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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손익정산 기준일 '단 하루'...아킬레스건 될까 [ISA 진단] 만기 당일 수익률이 중요 '복불복'…"최대가입기간 늘려야"

이승우 기자공개 2016-03-21 10:30:00

이 기사는 2016년 03월 16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반형 ISA는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 만기 5년을 채워야 한다. 그렇다고 5년을 넘길 수도 없다. 만기와 동시에 ISA 계좌는 그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ISA에 편입된 금융상품들도 만기와 동시에 시가평가가 되고 이 평가를 기준으로 손익을 따져 과세의 기준이 된다.

만기가 도래해 계좌의 효력이 상실되는 당일, ISA가 편입한 금융상품의 만기가 여전히 남아 있을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부분의 금융상품은 만기 이전 시가평가를 하거나 조기환매할 경우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산정되는데 이를 감내해야 한다. 아니면 세제혜택을 포기해야 한다.

이 모두가 세제혜택을 받기 위한 ISA 편입 금융상품 손익 기준일이 단 하루라서 발생하는 문제다.

◇계좌와 금융상품 만기 일치시켜야…손익정산 타이밍 '복불복'

ISA의 만기가 정확히 5년(서민형·청년형은 의무 가입기간 3년, 최대 가입기간 5년)으로 고정돼서 발생하는 문제는 ISA의 취지를 무색케 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만기가 되는 당일 ISA가 편입한 금융상품의 성과를 놓고 손익을 정산하는 방식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복불복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달 15일 ISA에 가입하게 되면 2021년 3월 14일이 만기가 된다. ISA를 통해 투자한 상품 손익을 정산해 세제혜택을 모두 받는다는 것을 가정하면 정확히 2021년 3월14일, 모든 금융상품이 현금화돼야 한다. 아니면 이날 이전에 금융상품 수익이 나서 현금화를 시켜놔야지만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본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2021년 3월 14일 ISA가 편입한 금융상품 성과가 모두 좋을 가능성이 있냐는 것이다. 금융상품별로 최대 수익이 나는 시점이 다른데 특정일에 일괄적으로 정산하게 될 경우 수익률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수익이 아직 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 만기가 되지 않은 금융상품을 조기 환매할 경우 치러야하는 비용은 수익률에 치명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세제혜택이 최대 메리트인 ISA는 만기 5년이 되는 그날 편입한 금융상품에서 수익이 나 있어야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가입 이후 5년이 되는 그날만의 수익이 중요하게 되는 복불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ISA의 만기와 편입된 금융상품 만기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해당 금융상품은 별도 계좌로 분리할 수 있으나 이 경우 별도로 분리된 금융상품은 세제 혜택을 위한 손익 정산에서 제외된다. ISA의 취지와 맞지 않게 되는 것.

◇시간 갈수록 운용제약…ELS에 치명적

만기 날짜를 정확히 고정해 놓으면 ISA 편입 금융상품의 운용에 제약이 생기는 문제가 있다. 확정 금리형 상품인 예·적금의 경우 ISA에 맞춰 만기를 설계가 가능하나 펀드와 ELS 등 실적배당형 상품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ELS는 운용에 가장 제약을 받게 되는 금융상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ELS는 만기를 1~3년 등으로 정할 수 있으나 실제는 3~6개월내 조기상환을 통해 현금화하는 게 통상적이다. 그렇다고 ELS 만기를 3~6개월이라고 가정한 상태에서 ISA 편입할 수는 없다.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조기 환매 실패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HSCEI 기초 ELS는 조기 환매 실패의 가장 큰 본보기다.

때문에 ISA 만기가 다가올수록 ELS를 통한 운용은 어렵게 된다. 조기 환매를 노리고 ELS를 편입할 수도 없고 또 만기에 딱 맞춰 가입할 수도 없다. 만약 ISA 계좌에 ELS를 편입했지만 ISA 만기가 먼저 도래할 경우, ELS를 중도 청산할지 아니면 세제혜택을 포기할지 투자자들은 선택해야 한다. 다만 ELS를 중도에 청산할 경우 조기 환매 수수료가 2~3%로 높은 편이어서 투자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

펀드 역시 ELS와 비슷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다만 펀드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중도 환매 수수료가 없어 ISA 만기 이전 미리 청산 타이밍을 잡는 게 필수다. 펀드 역시 세제 혜택을 포기하고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으나 이 경우 ISA 편입 기간동안 받은 세제혜택은 토해내야 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ISA내 ELS와 펀드가 실적배당형 상품으로는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정확히 ISA 만기에 맞춰 운용하는 게 어렵다"며 "일부 투자자의 경우 ISA 만기와 금융상품 만기를 맞추지 못해 생기는 손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메커니즘을 잘 안다 하더라도 ISA 만기가 다가 올수록 ISA내 금융상품 운용에 큰 제약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이유로 업계 전문가들은 일반형 ISA의 최대 가입기간을 의무 가입기간보다 늘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의무 가입기간을 채우고 난 이후 ISA내 편입 금융상품을 적절한 시점에 정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민형과 청년형은 의무가입기간이 3년이고 최대 가입기간이 5년이어서 3년이 지나면 투자자들이 2년 동안 금융상품을 정리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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