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로 신용도 개선한 롯데렌탈, 수익성 회복도 필요 자본 확충해 자본적정성 제고...수익성 저하, 신용도·IPO에 부담
이길용 기자공개 2016-03-28 13:17:11
이 기사는 2016년 03월 25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렌터카 시장점유율 1위인 롯데렌탈(AA-/안정적)은 2011년 이후 자산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차입 부담이 증대됐다. 합병 이슈로 수익성마저 저하되면서 롯데렌탈은 신용평가사들의 하향 트리거를 충족시켰다.롯데렌탈은 유상증자를 통해 2000억 원의 자본을 확충하기로 하면서 자본적정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될 경우 신용도는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수익성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신용도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고 기업공개(IPO)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렌터카 폭풍 성장, 차입 부담 증가...신평사 하향 트리거 이미 충족
렌터카 시장이 성장하면서 롯데렌탈도 폭풍적인 성장을 경험했다. 2011년 8526억 원에 불과했던 렌탈자산은 지난해 말 2조 1549억 원으로 2.5배가량 늘었다. 이로 인해 롯데렌탈의 총자산도 같은 기간 1조 3767억 원에서 3조 73억 원으로 급증했다.
영업현금 창출로 자산을 늘리기 벅찼던 롯데렌탈은 외부 차입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2010년 연결 기준으로 5119억 원이었던 총차입금은 지난해 9월 말 2조 2456억 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롯데렌탈의 자본적정성이 신용도를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성장속도가 이익누적에 따른 자본증가 속도를 상회해 레버리지배율(총자산/자기자본)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등급 하향 트리거로 △ 총자산이익률(ROA) 1% 하회 △ 레버리지배율 8배 상회를 제시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자동차렌탈시장 점유율이 20% 이하로 하락하거나 ROA가 1%를 하회하고 부채비율이 700% 이상을 지속할 경우 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NICE신용평가는 ROA가 1%를 하회하거나 자기자본비율 등 자기자본적정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경우를 하향 트리거로 설정했다.
하향 트리거의 주요 재무지표인 ROA의 경우 지난해 9월 말 기준 0.4%로 급락했다. 2011~2014년 연평균 ROA가 1.8%에 달했던 점과 대조적인 수치다. 레버리지배율도 2015년 9월 말 9배로 이미 등급 하향 트리거를 충족한 상태다.
◇ 유상증자로 2000억 원 자본확충, 신용도 개선
롯데그룹은 롯데렌탈의 신용도 개선을 위한 카드로 유상증자를 택했다. 롯데렌탈은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2000억 원의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다. 롯데렌탈은 호텔롯데(지분율 20.8%), 부산롯데호텔(10.8%)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가 5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재무적 투자자(FI)들이 가지고 있다.
주요 주주들의 자금 분담 수준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롯데그룹이 의결권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납입일인 4월 말 롯데렌탈은 2000억 원을 무리없이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말 자기자본 3326억 원에 2000억 원이 추가될 경우 레버리지배율은 9배에서 6배로 낮아지고 부채비율은 804%에서 502%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평사들이 하향 트리거로 제시했던 항목들 가운데 자본적정성 부문이 트리거를 벗어나면서 등급 하향 압력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 신용도·IPO 관건은 수익성...격화된 경쟁은 부담
자본확충으로 자본적정성은 회복했지만 수익성은 아직 미진하다. 지난해 6월 KT에서 롯데그룹으로 편입되면서 위로금 지급과 광고선전비 증가 등으로 비경상적 비용이 약 180억 원 발생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비경상적인 효과가 제거되면 수익성이 다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날이 갈수록 격화되는 렌터카 시장 경쟁 환경은 부담이다. 롯데렌탈은 25%의 시장점유율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어 시장지위는 안정적이다. 다만 업계 4위인 SK네트웍스는 보유 차량을 지난해 9월 말 4만 5000여대에서 2018년 10만 대까지 증차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캡티브 마켓을 보유한 현대캐피탈도 꾸준히 렌터카 보유 차량을 늘리고 있어 경쟁 환경은 비우호적이다.
수익성은 롯데렌탈의 신용도뿐만 아니라 IPO에도 영향을 미친다. 롯데렌탈은 자산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벌어들인 수익으로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으며 수익을 극대화해야 IPO에서 롯데렌탈이 원하는 밸류에이션을 얻을 수 있다. 지난해 롯데렌탈 인수·합병(M&A) 경쟁이 뜨겁게 전개되면서 당초 900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됐던 거래 가격은 1조 200억 원까지 치솟아 자금 부담이 상당했다.
롯데렌탈은 KT에 소속돼 있던 시절 NH투자증권(옛 우리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KT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물로 내놓으면서 롯데그룹으로 편입된 롯데렌탈은 FI들의 엑시트와 자본 확충을 위해 IPO가 필요한 상황이다.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신용도 저하뿐만 아니라 IPO도 상당 기간 지체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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