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3월 25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저축은행 예금을 편입하려고 움직이고 있다. 종전과 달리 신탁형에 들어가는 예금에도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시중은행보다는 저축은행 상품이 훨씬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ISA 투자 금액의 상당 부분이 예금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슈에서 한 발 짝 떨어져있던 저축은행이 숨은 수혜주라는 분석이 나온다.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NH투자증권은 자사 ISA 신탁형 확정금리형 상품으로 저축은행예금을 넣기 위해 사전작업을 진행 중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가장 발 빠른 행보다. 이밖에 ISA 신탁형을 내놓은 거의 모든 증권사들이 저축은행 예금 편입을 고려 중이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중은행은 증권사들보다 앞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저축은행연합회와의 제휴를 통해 20여 개 저축은행의 예금을 조달하기로 했고 신한은행은 IBK저축은행 예금을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제도 하에서는 신탁에 편입되는 예금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른 보호 대상이 아니었다. 해당 예금이 고객 명의가 아닌 금융회사의 명의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ISA에 국민 재산 증식이라는 정책적 역할이 있다고 판단, ISA 신탁형 편입 예금에 한해 예금자 보호가 가능하게끔 시행령을 개정했다.
확정금리형 상품으로 마음 놓고 예금을 편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금융기관들이 시중은행이 아닌 저축은행 예금 편입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이유는 당연히 높은 금리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이 유력하게 검토 중인 저축은행 예금은 만기 1년에 금리가 2% 수준인 상품이다. 같은 조건의 시중은행 상품보다 50bp는 금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1%대의 시중은행 예금으로는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라며 "소수에 불과하긴 하지만 먼저 저축은행 예금은 편입이 안되느냐고 묻는 고객들도 있다"고 말했다.
투자형 상품에 익숙하지 않은 대다수 고객들이 신탁형의 대부분을 예금으로 채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ISA 경쟁에서 떨어져 있는 저축은행이 숨은 수혜주일 수 있다는 말이다. 저축은행들 또한 이번 ISA 출시로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부를 제외한 증권사들은 일단 업계 움직임을 살피는 눈치다. 저축은행의 크레딧 이슈 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신탁에 담기까지의 과정이 까다롭다는 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저축은행 ISA 거래를 위해서는 저축은행중앙회 사이의 전산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시중은행보다 전산망이 하나 더 필요한 셈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ISA 이슈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타 업권보다 준비 상황이 미흡한 상태"라며 "증권사가 실제 편입하려면 최소한 한 달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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