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존 리 효과' 메리츠운용, 성장세 이어갈까 [자산운용사 경영분석] 펀드보수 및 일임수수료 '껑충'…간판 펀드 수익률이 변수

강우석 기자공개 2016-04-21 10:13:01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9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메리츠코리아펀드' 흥행에 성공한 메리츠자산운용의 수익성은 크게 향상됐다. 양질의 기관투자가들 유치에 성공하면서 수수료 수익도 늘렸다. 다만 현재의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간판 펀드의 수익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메리츠자산운용의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은 66억 원으로 전년 대비 840% 늘어났다. 2014년 47위였던 순익 규모는 23위까지 올랐다. 펀드의 총 자산은 2014년 말 6조1860억 원에서 지난해 말 8조3059억 원으로 1년 사이 34% 증가했다.

clip20160419125315

◇'메리츠코리아펀드' 흥행 결정적..펀드 운용보수 3배 늘어

메리츠코리아펀드(메리츠코리아증권투자신탁1)는 지난해 메리츠자산운용의 수익성을 향상시킨 '일등 공신'이다. 지배구조가 투명하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 장기투자할 것을 설파한 존 리 대표의 투자 철학이 화제가 되면서 리테일 자금이 끊임없이 유입됐다.

theWM에 따르면 2015년 말 메리츠코리아펀드의 운용자산은 1조6892억 원으로 연초(2775억 원) 대비 6배 넘게 늘어났다. 존 리 대표가 취임하기 직전인 2013년 말의 수탁고(717억 원)와 비교하면 46배 늘어난 수치다. 2015년 한 해 동안 늘어난 펀드 자산의 70%가 이 펀드에 해당될 만큼 메리츠코리아펀드의 수탁고 증가는 두드러졌다.

이에 힘입어 주 수익원인 펀드 운용보수가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집합투자기구 운용보수는 14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0억 원 증가했다. 메리츠자산운용 관계자는 "메리츠코리아펀드에 자금이 많이 들어와 펀드 운용보수가 수수료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며 "조직을 슬림화하고 펀드 정리를 단행한 뒤 운용성과가 개선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코리아
'메리츠코리아증권투자신탁1'의 2015년 자금유입흐름. 연말 기준 수탁고는 연 초 대비 7배 가까이 늘어났다. (출처: theWM)

◇일임계약 총액 줄었지만 수수료는 4배 ↑.."양질의 신규 자금 유입"

일임수수료도 큰 폭으로 늘어 수익 개선에 기여했다. 지난해 자산관리수수료 중 투자일임 부문은 121억 원으로 전년(28억 원) 대비 426% 증가했다. 특이한 것은 일임계약의 총액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일임계약 자산총액은 1조6000억 원으로 2013년(3조9000억 원)과 2014년(2조7000억 원)에 이어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신규 고객으로 합류한 기관투자가들과 좋은 조건으로 일임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존 리 대표 취임 이후 뛰어난 운용성과를 기록하면서, 리테일 뿐 아니라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규모의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가 자금을 집행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지난해 말 중소형주 운용사로 메리츠자산운용을 선정하면서 30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맡겼다. 2015년 상반기에는 신한생명, 교보생명, 흥국생명 등 다수의 보험사들이 투자하기도 했다.

메리츠자산운용 관계자는 "기관 별 일임계약마다 보수가 상이하지만 최근의 계약들은 조건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며 "운용자산 규모가 커도 수수료가 많이 남지 않는 채권과 달리 주식의 경우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clip20160419133636

◇간판 펀드 성과가 가장 중요..그 외 상품 수익률도 변수

존 리 대표가 취임한 지 2년 째인 메리츠자산운용은 업계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고 평가받는다. 확고한 운용전략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환기시켰을 뿐 아니라 높은 수익률을 꾸준히 거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수익률을 감안할 때 앞으로의 운용 성과가 좋을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어렵다. 간판 펀드인 메리츠코리아의 지난해 수익률은 23.25%인 반면 올 1분기 수익률은 -8.15%에 그쳤다. 이는 설정액 100억 원 이상 되는 국내 액티브 주식형펀드 170개 중 167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간판 펀드 이외의 상품들이 부진한 점도 변수다. 지난해 6월 설정된 메리츠코리아스몰캡펀드(수탁고 3800억 원)는 누적수익률 -8.66%을 기록하고 있다. 연초 이후의 수익률도 -8.69%로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올 들어 선보인 글로벌헬스케어펀드(수탁고 113억 원)의 수익률 역시 -6.20%로 신통치 않다.

존 리 대표는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자사 펀드의 수익률이 고전하는 상황에 대해 "단기적인 수익률 등락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며 "좋은 기업을 얼마나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변동성이 큰 증시에서 수익률 급락으로 공룡펀드(설정액 1조 원 이상)에서 잇따라 자금이 유출됐던 과거 사례를 볼 때, 메리츠코리아펀드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을 마주하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럴 경우 펀드 운용보수 비중이 높은 메리츠자산운용의 수익성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자산운용의 올해 운용 성과가 앞으로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년 사이 존 리 대표는 자산운용업계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라며 "새로이 출시하는 펀드가 많은 메리츠자산운용 입장에서는 올해가 중요한 시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