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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통폐합, 中 기업이 최대 수혜" 박무현 연구원 "플랜트 부실 마무리...중소선박 발주 쏟아져 시황 개선될 것"

길진홍 기자공개 2016-04-26 08:00:54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5일 1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 주도의 국내 주요 조선업체 통폐합 논의가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무리한 구조조정이 자칫 해외 경쟁사들의 배를 불리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종별 업황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통폐합이 선박 시장의 수요 공급 균형을 보장하지 않으며, 사업 시너지도 미흡해 결국은 중국을 비롯한 해외 조선업체들이 이득을 챙기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5일 보고서를 내고 조선업 구조조정은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고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며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을 만드는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무현 연구원은 "단순 조선 통폐합은 한국의 조선산업 경쟁력을 후퇴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논의 중인 조선업 구조조정의 골자는 크게 조선 '빅3'의 '빅2' 재편과 방위산업 통폐합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인나 삼성중공업에 넘기고, 각 조선업체들의 군수함 건조 부문을 따로 떼어내 집합 법인을 만드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이 같은 통폐합이 이뤄질 경우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집단은 중국 조선업과 글로벌 선주들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큰 수혜는 바로 경쟁자가 사라지는 것"이라며 "세계 조선업을 이끌고 있는 한국 조선업이 위축될 경우, 제일 먼저 중국 조선업계가 반대급부를 누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글로벌 선주들의 경우 구조조정을 빌미로 선가를 더욱 낮추라는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 조선업은 스스로 충분히 지금의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규모 실적 악화의 원인은 바로 해양플랜트 분야에서의 실패 때문"이라고 전했다. 포트폴리오 다른 한 축인 선박 분야에서는 어려움과 위기 상황이 전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빅3 조선소들은 해양 플랜트 수주잔고가 줄어들고 있으나, 선박 건조량을 늘리는 과정에서 실적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선박 가지재 기업들도 턴어라운드를 하기 시작했으며, 현금흐름도 개선 추이를 보이고 있다.

박무현 연구원은 조선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중소형 선박 시장의 개척 △중소 조선소 중심의 인력 재배치 △국내 해운사와 상생 성장 △중소 조선소를 위한 상선설계 지원센터 운영 등을 제시했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중소형 선박시장은 매우 큰 시장 수요를 갖고 있다. 국내 중소 조선소들이 중형선박시장에 진입하면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할 수 있으며, 조선업 점유율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 대형 조선소의 인력들을 중소 조선소로 재배치하고, 정부 주도의 지원센터를 운영해 중소 조선소들의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내 중소형선박을 운항하는 해운사들은 노후선을 대체하는 교체 발주를 하려고 해도 건조 가능한 조선소가 없다며 해운업체와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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