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채권단 '이상기류' 출발부터 삐걱 신보 '협약기관' 탈퇴 요청, 자율협약 논의 차질 전망
길진홍 기자/ 김창경 기자공개 2016-04-27 14:23:41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7일 12: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해운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자율협약을 신청한 한진해운의 채권단 내부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주요 채권자인 신용보증기금이 채권단 탈퇴를 선언하면서 출발부터 구조조정 논의가 삐걱대고 있다.다수의 채권은행이 신보의 결정에 반발하고 나서는 등 향후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한진해운 자율협약 논의가 시작도 하기 전에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은 한진해운 협약 채권금융기관에서 빠지겠다는 뜻을 산업은행 등 주요 채권은행에 전달했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해 보유한 채권을 모두 비협약채권으로 분류해달라고 요청했다.
신용보증기금은 정부의 해운사 지원정책에 국책기관으로 동원됐다. 회사채 신속인수제가 발동되면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 원금의 20%를 해당 기업이 상환하고, 나머지의 60%를 신보가 부담한다. 이로 인해 한진해운 익스포저가 4300억 원으로 불어났다. 이는 산업은행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업계는 신용보증기금이 향후 한진해운 구조조정 과정에서 익스포저 확대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 매각으로 대규모 자금 유입이 예정된 현대상선과 달리 한진해운은 핵심 자산이 남아 있지 않다. 보유채권이 협약채권으로 분류될 경우 향후 출자전환 등으로 손실 규모가 불어날 수 있다.
신용보증기금 측은 "한진해운 채권단 탈퇴를 논의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이유는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구조조정 초기 논의 단계에서 채권금융기관 이탈이 자율협약 중지를 모으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외적으로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 과정에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채권단 중지를 모으는 시점에 기관 이탈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실무자 선에서 설득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채권은행들의 경우 신용보증기금에게 결정을 번복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한진해운 구조조정 논의가 출발부터 삐걱대면서 자율협약 개시 논의 이전에 한진해운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진해운은 오는 6월까지 약 6000억 원의 부족자금 조달해야 한다. 터미널 등 자산 유동화를 통해 약 4100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보유 자산이 대부분 부동산으로 기한 내 자금 마련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미 핵심자산을 처분한 상황에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주주인 대한항공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사재 출연을 거부하고 있다.
용선료 인하 협상과 별도로 운영자금 모집이 불발될 경우 자율협약 자체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업계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곧장 들어가더라도 회생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생 재원이 고갈된 상황에서 청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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