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쇼핑, 하림그룹 현금창고 오명 씻을까 수익성·재무구조 우수...파이시티 인수자금 회사채로 마련, 투자자 부정적
이길용 기자공개 2016-05-13 11:30:49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2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S쇼핑(A, 안정적)은 A급 회사채 중에서 우수한 수익성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춘 회사로 손꼽힌다. 이번 회사채 발행 데뷔를 통해 1500억 원을 조달하면서 A급 빅이슈어로서 자리 잡는 NS쇼핑에 채권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은 이유다.다만 이번 회사채 조달 자금을 파이시티 인수에 활용한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부정적으로 보는 요소다. NS쇼핑은 안정적인 영업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순현금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번 파이시티 인수를 계기로 차입금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지 인수 자금 외에 추가로 개발 비용이 소요될 수 있어 기관투자가들이 투자를 꺼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 1500억원 회사채 발행 데뷔...수익성·재무구조 모두 최우수
NS쇼핑은 오는 20일 15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트랜치는 1.5년물, 2년물, 3년물 각각 500억 원씩으로 구성했다. 수요예측은 오는 13일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딜의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선정됐고 인수단으로는 한양증권이 참여한다. NH투자증권과 한양증권은 각각 1200억 원과 300억 원의 물량을 인수한다.
NS쇼핑은 희망금리 밴드를 1.5년물과 2년물은 등급 민평에 '-10~3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3년물은 1.5년물과 2년물에 비해 밴드 상단을 10bp 높였다. 단기물 위주로 트랜치를 구성한 NS쇼핑은 증권신고서에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2500억 원까지 증액 발행이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NS쇼핑의 이번 회사채 발행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이번 회사채 본평가를 실시했고 둘 다 A0로 등급을 평정했다. 한기평과 NICE는 모두 NS쇼핑의 수익성이 다른 홈쇼핑 업체 대비 높고 우량한 재무구조를 받은 것으로 평가했다.
NS쇼핑의 영업이익률과 EBITDA마진은 2013년 이후 20%를 상회하고 있다. 상위 4개 홈쇼핑 업체(CJ오쇼핑, GS홈쇼핑, 현대홈쇼핑, 우리홈쇼핑)이 10%대에 머물러 있는 점과 대조적이다. NS쇼핑은 점유율은 5위에 불과하지만 식품 분야에 특화해 높은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 식품은 반품률이 낮고 구매력이 높은 40~60대에게 인기가 많아 수익성이 뛰어나다.
NS쇼핑은 자본적 지출(CAPEX)이 연간 150억~200억 원에 불과할 정도로 적다. 홈쇼핑 업계 특성상 방송 장비 이외에는 별다른 투자가 없기 때문이다. 매년 경상적 투자보다 많은 잉여현금을 창출하면서 NS쇼핑은 지난해 말 기준 순현금이 2035억 원에 달한다. NICE신용평가는 재무위험 항목에서 금융비용커버리지와 현금흐름은 AAA급이라고 평가했다. 재무구조와 자산의 질은 AA, 재무적융통성은 A급으로 산정됐다.
◇ 그룹 현금창고, 파이시티 인수 동원...투심은 부정적
우수한 재무구조를 보유하면서 NS쇼핑은 하림그룹 내에서 현금창고 역할을 하고 있다. 현금이 넘치다보니 하림그룹이 파이시티를 인수하는데 드는 비용 4525억 원을 NS쇼핑 혼자 감당해야 한다. NS쇼핑은 2000억 원 가량의 현금을 동원하고 2500억 원은 차입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회사채 수요예측이 흥행할 경우 다른 차입 없이 증액 발행을 통해 인수 대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그룹 사업 정책에 NS쇼핑이 강제로 동원됐다는 점이다. 전라북도에 소재한 하림그룹은 수도권 내 물류센터를 확보하기 위해 파이시티 인수를 감행했다. 시가 대비 낮은 가격으로 파이시티 부지를 인수한 것은 맞지만 NS쇼핑 규모 대비 인수 대금이 과중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개발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도 NS쇼핑 혼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업은 자기자본(자본금)과 타인자본(부채)을 조달해 자산을 확보한다. NS쇼핑은 부채인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해 자신들의 주된 사업인 홈쇼핑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사업에 그룹을 대표해 동원됐다. 재무 부담이 확대될 수 있는 사업에 NS쇼핑이 자금을 투입하면서 주식 투자자뿐만 아니라 채권 투자자들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NS쇼핑이라는 기업 자체로만 놓고 봤을 때는 펀더멘털이 매우 우수한 기업"이라며 "엉뚱한 곳에 NS쇼핑이 가진 현금과 크레딧이 동원되면서 투자자들이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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