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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조 투입 하이證, 헐값 매각 불가피..진정성 있나 [기업 구조조정 파장]작년 증자 당시 지분가치 6800억 그쳐…현대重 구조조정 '생색내기' 카드?

민경문 기자공개 2016-05-19 13:40:00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7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이 재무개선을 위해 검토중인 하이투자증권 매각은 과연 현실적인 카드일까. 2007년 인수 기점으로 지금까지 쏟아 부은 돈만 1조 원이 넘지만 경영권 매각으로 회수할 수 있는 자금은 투입금액의 절반 수준에 그칠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특히 중소형사로서 경쟁사 대비 뚜렷한 강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은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부분이다.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현대증권 등 알짜 매물이 모두 새 주인을 찾아 하이투자증권에 눈 돌릴 원매자가 많지 않아졌다는 점도 딜 흥행 가능성을 반감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각 진정성에 대한 의문도 일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3일 공시를 통해 "경영효율화를 위한 유동성 확보의 일환으로, 계열사를 통해 보유중인 금융사 지분 매각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하이투자증권 매각 가능성을 인정한 셈이다. 앞서 주익수 전 하나금융투자 IB부문 대표(전무)가 하이투자증권 사장으로 이직한 것 자체가 매각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M&A를 둘러싼 업계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부터 시작해 대우증권 그리고 현대증권까지 대형 증권사 세 곳이 이미 새 주인을 찾았다. 자기자본이 7000억 원에 불과한데다 비즈니스적으로 딱히 차별화되지 못한 중소형 증권사에 눈독 들이는 원매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PF우발채무가 과도하다는 점도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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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포조선은 2008년 7월 구 CJ투자증권 지분 75%를 7050억 원에 인수했다. 주당 인수가는 4367원이었다. 이후 2008년(550억 원), 2010년(2563억 원), 2015년(1000억 원) 등 총 4113억 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지금까지 들어간 돈만 1조 1000억 원이 넘는다. 유상증자 발행가는 7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하이투자증권의 가치 하락을 입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하이투자증권 매각 가격을 6000억 원 내외를 예상하고 있다. 작년 8월 유상증자 당시 주당 발행가(2000원)를 고려한 밸류에이션은 8027억 원으로, 1대주주 현대미포조선의 지분 가치(85%)는 6823억 원 정도다. 현대증권 매각을 기점으로1.7배까지 치솟았던 PBR(주가순자산비율)을 하이투자증권에 적용하긴 어려워 보인다. 현대중공업 입장에서 헐값 처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재무개선 중인 현대중공업이 채권단에 생색내기 용도로 하이투자증권 카드를 꺼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설사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성사돼도 당초 인수가 대비 손실이 불가피한데다 10조 원이 넘는 현대중공업 차입금을 고려하면 '언발에 오줌누기'일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현대오일뱅크 정도의 자산을 팔지 않고서는 현대중공업의 재무개선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자구안에 포함돼 있다고 해도 실제 성사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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