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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가 8200억 하이투자證, 얼마에 팔릴까 수천억 손실 불가피...구석몰린 현대중, 자구안 핵심카드 꺼내

강철 기자공개 2016-06-03 08:12:47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2일 11: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의 자구 계획안에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 성사 가능성과 예상 매각금액 등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미포조선이 보유 중인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의 1분기 말 기준 장부금액은 8261억 원으로 전체 자구안(3조 5000억 원)의 약 25%를 차지한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하이투자증권의 매각가는 6000억 원 안팎으로 장부금액을 하회한다. 업계에선 수주 절벽, 선박 인도 지연 등으로 현금흐름이 심각하게 경색될 경우 현대중공업이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하이투자증권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은 최근 현대중공업의 경영 개선 계획을 승인했다. 자구 계획 규모는 약 3조 5000억 원으로 △하이투자증권 매각 △비조선 부문 일부 사업부 분할 △부동산 처분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인건비 절감 등이 포함됐다.

현대중공업 측은 "현대미포조선의 하이투자증권 매각, 비조선 부문 분사 및 일부 지분 매각이 포함된 경영 개선 계획을 검토한 후 이를 주채권은행과 잠정 합의했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향후 경영진단 절차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구안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하이투자증권 매각이다. 현대중공업은 자구 계획안을 제출하기 전인 올해 초부터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검토했다. 지난달 13일에는 "계열사를 통해 보유 중인 금융사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현대미포조선이 가지고 있는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장부금액은 8261억 원이다. 장부금액만 봤을 때 전체 자구안(3조 5000억 원)의 약 25%를 차지한다. 다만 현대미포조선이 그동안 하이투자증권에 투입한 1조 1000억 원보다는 3000억 원 가량 가치가 떨어져 있다. 지난해 8월 하이투자증권의 유상증자 발행가는 2000원으로 2008년 4367원 대비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하이투자증권이 매물로 나올 경우 매각 가격이 장부금액을 하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나오고 있는 예상 매각 가격은 6000억~7000억 원 수준이다. 일각에선 5000억 원도 받기 어렵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발행가인 주당 2000원을 적용한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의 가치는 6849억 원이다.

NH투자증권(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대우증권), 현대증권 등 주요 증권사 인수합병(M&A)이 최근 마무리된 것이 예상 매각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그룹 조선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중소형 증권사에 관심을 가질 원매자가 많지 않을 거란 관측이다.

하이투자증권 지분을 6000억~7000억 원에 매각할 시 2000억 원 안팎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업계에선 저조한 수주, 선박 인도 지연으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경우 현대중공업이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하이투자증권 지분을 매각해 현금흐름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현대중공업의 비교적 양호한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무리하게 하이투자증권 지분을 매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말 기준 현대중공업의 현금성자산은 4조 6000억 원이다. 선박 인도 추이에 따라 추가로 현금이 유입될 수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1분기에 해양설비 인도가 많이 이뤄지면서 현금성자산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측면이 있다"며 "1분기 수준의 선박 인도가 이어질 거라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선제적인 자산 매각을 고려해야 하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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