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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2년 만에 자기자본 95% 늘렸다 [적정 가격 분석]②금리 떨어지며 채권평가이익 5배 확대…VIF 감소는 미미한 수준

윤 동 기자공개 2016-06-07 09:00: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3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013년 말 ING생명보험의 가치는 1조 8000억 원으로 책정됐다. 그로부터 3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ING생명의 매각가는 3조 원을 바라보는 수준이 됐다.

인수후보자들도 매각가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지만 ING생명이 단기간에 스스로의 몸값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저금리가 심화되면서 ING생명의 자산이 대폭 늘어난 덕이다.

◇시중금리 인하로 기타포괄손익 5배 확대

ING생명의 자기자본은 2013년 말 2조 1875억 원이었으나 지난해 말 4조 2608억 원으로 94.78% 늘었다. ING생명은 자기자본이 크게 늘어나면서 매각가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자기자본이 늘어나면 매각가 산정 기준이 되는 내재가치(EV)도 같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ING생명의 자기자본이 늘어난 것은 일단 '저금리 현상' 덕으로 분석된다. ING생명은 시중금리가 인하되면서 채권평가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역설적이게도 보험사 경영의 불안요소인 저금리 현상이 이번만큼은 ING생명을 도와준 격이 됐다.

보험사의 경우 매도가능증권은 평가시점의 공정 가치를 산출해 이에 대한 변동사항을 기타포괄손익(미실현손익)으로 인식한다. 기타포괄손익은 거래가 일어날 경우 손익이 발생하나 아직 매각 등이 이뤄지지 않아 실현되지 않은 평가손익을 뜻한다. 시중금리가 떨어지면 보험사의 채권평가이익이 늘어나 기타포괄손익도 증가하는 구조다.

ING생명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2013년 말 3286억 원에서 지난해 말 1조 9735억 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자기자본에서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2013년에는 15.02%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46.32%로 대폭 확대됐다.

ING생명 자기자본 추이

◇금리 인하 시 보유계약가치는 축소…영향은 미미

그러나 금리 인하가 반드시 EV 산정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금리가 인하되면 매각가 산정의 또 다른 요소인 보유계약가치(VIF)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EV는 보험사의 조정순자산가치(ANW)와 보유계약가치(VIF)를 합해 산출된다. 이 중 조정순자산가치는 금리 인하로 인해 채권평가이익이 늘어나면서 같이 증가한다. 그러나 보험계약에서 발생할 미래 현금흐름을 의미하는 보유계약가치는 금리 인하로 오히려 감소하게 된다.

실제 삼성생명 등 3개 상장 보험사는 최근 2년 동안 저금리가 심화되면서 보유계약가치가 크게 즐었다. 이 기간 동양생명과 삼성생명의 보유계약가치 규모는 각각 92.38%, 69.45% 줄었으며 한화생명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상장 생보사 EV 변동

다만 EV 산정에 보유계약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ING생명이 금리 인하에 타격을 크게 받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ING생명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3개 상장 보험사는 보유계약가치가 크게 줄었으나 자기자본이 늘어난 효과로 EV가 증가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2013년이나 지금이나 EV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조정순자산가치"라며 "조정순자산가치가 순조롭게 늘었다면 보유계약가치 하락은 그렇게까지 큰 문제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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