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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자회사 매각 걸림돌 '내부일감 의존도' 신한·삼우重 등 매출 95% 의존..업황 장기 침체도 악재

박창현 기자공개 2016-06-17 10:09:39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5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이 자회사 매각을 통해 3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하겠다며 자구안을 내놨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의 자회사들이 대우조선 등 계열사 매출에 의존하고 있어 매물 가치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조선업 장기 침체 국면 역시 가치 저평가 악재로 부각되고 있다.

대우조선은 이달 초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가 자구 계획안을 내놨다. 생산 설비와 보유 자산을 팔고, 인건비를 절감해 5조 원 가량을 조달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가장 주목을 끄는 자구 방안은 자회사 정리다. 경영 합리화 방안과 달리 실체가 분명하고, 거래 완료시 곧바로 신규 자금이 유입된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높은 방안으로 보여졌다. 목표 조달 금액은 3416억 원으로, 얼추 전체 자회사 장부금액(2904억 원)과 맞아 떨어졌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자회사들의 구조적인 한계를 지적하며 거래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대우조선 수직 계열화 체제에 완전히 종속돼 있어서 개별 기업으로서의 가치와 매력도가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

14개 자회사 가운데 자산 1000억 원이 넘는 업체는 신한중공업과 삼우중공업, 디섹, 대우조선해양건설, 웰리브,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 중국 산동법인 등 총 7곳이다. 이들 핵심 자회사는 대부분 대우조선과 사업적으로 얽혀 있다. 더 엄밀히 말하면 대우조선에 선박 기자재나 서비스 용역을 제공하는 하청업체 성격이 강하다.

신한중공업과 삼우중공업, 산동법인은 대우조선 수직계열화 체제에 완전히 종속돼 있다. 신한중공업은 대우조선에 선박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대우조선과의 거래를 통해 거둬들인 연 매출만 2762억 원에 달한다. 이는 신한중공업 작년 매출의 96.3%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대우조선은 신한중공업과 수의계약을 맺고 일감을 제공했다. 시장 경쟁 과정을 거치지 않고 수 천억 원 대 일감을 준 셈이다.

삼우중공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삼우중공업은 지난해 대우조선과의 거래를 통해 전체 매출의 94.6%에 해당하는 2267억 원을 벌어들였다. 삼우중공업 역시 납품 거래의 절반 가량을 수의 계약 방식으로 따냈다. 1305억 원 규모의 해치커버(Hatch Cover)·블록(Block) 납품 거래가 대표적이다. 중국 산동법인도 대우조선과 사실상 한 몸으로 움직이고 있다. 작년 매출 2160억 원 중 대우조선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95.8%에 달한다.

선박 설계·품질 검사 전문 계열사인 '디섹'도 업종 특성상 대우조선과 밀접한 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 대우조선으로부터 받은 일감만 작년 한 해 1100억 원이 넘었다. 디섹은 1000억 원 대 일감을 전량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또 해외 계열사 설계 및 품질검사 업무도 전담하면서 1600억 원에 육박하는 일감을 확보했다. 전체 매출(4350억 원)에서 내부 거래(2721억 원)가 차지하는 비율은 62%에 이른다.

시설관리유지 서비스 계열사 '웰리브'의 경우, 총 매출의 50% 가량을 대우조선에 의존하고 있다. 대우조선의 경비, 시설 관리, 호텔 운영, 종업원 단체급식 사업을 웰리브가 맡고 있다. 내부 일감 규모는 1093억 원 수준이다.

대우조선 매출의존도가 낮은 대우조선해양건설과 망갈리아 조선소는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 대우조선해양건설과 망갈리아 조선소는 각각 510억 원, 231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망갈리아 조선소는 수년 째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대우조선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는 매각 과정에서 가장 큰 약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영권 매각 후 대우조선과의 거래 관계가 유지되지 않는다면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감 보장 등 추가적인 안전 장치가 마련된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안전 장치가 마련된다 하더라도 시장의 이목을 끌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우조선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곧 업황 민감도가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현재의 장기 업황 침체 국면은 매물 가치 하락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매출 구조 불확실성에, 조선 업황 리스크까지 감내할 원매자를 찾아야 하는데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호황일 때는 확실한 매출처가 있다는 것이 매력 요인이 될 수 있지만 현재와 같은 불황기 일때는 오히려 아킬레스건"이라며 "리스크가 너무 커서 M&A 업계에서도 대우조선 자회사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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