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동빈' 형제의 딜레마, 신격호 '후견인 지정' [흔들리는 롯데]27일 5차 심리 예정, 승계 적통성·비자금 법적책임 '양날의 칼'
장지현 기자공개 2016-06-16 08:02:31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5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진 가운데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 5차 심리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가 '경영권 후계구도의 적통성'과 '법적 최종 책임'을 가르는 잣대가 되는 만큼, 동빈·동주 형제는 어떤 결과가 나와도 타격을 면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신 회장의 경우 성년후견인 지정이 받아들여질 경우, 이번 검찰 수사에서 모든 법적책임을 떠안을 가능성이 커졌다. 반대의 결과가 나올 경우 법적 책임이 경감되지만,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성년후견인 지정을 반대해 온 신 전 부회장은 비자금 수사에 대한 부친의 법적책임 부담을 안게 됐다. 비자금 수사라는 변수가 터지면서 형제가 성년후견인 지정을 놓고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오는 27일 오후 4시 서울가정법원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 5차 심리가 진행된다"고 15일 밝혔다. 이어 "현재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퇴원 절차를 밟지 않는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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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법원은 지난 14일 신 총괄회장에 대한 정신 감정을 해달라는 내용의 촉탁서를 국립정신건강센터에 보냈다. 지난해 12월 롯데그룹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 신정숙 씨는 서울가정법원에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을 지정해 달라고 신청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은 지난달 19일 입원 나흘 만에 정신감정을 거부하고 퇴원했다.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 심리 결과는 동빈·동주 형제에게 양날의 칼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성년후견인 지정 결정이 날 경우 신 전 부회장은 지금까지 주장해온 경영권 승계적통성에 타격을 받게 된다. 신 전 부회장은그 동안 '신 총괄회장은 건강하며, 부친이 지명한 후계자는 자신'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법적으로 인정되면,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 대표이사직과 최대주주 지위가 위태롭게 된다.
신 회장 역시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한 최종 법적 책임을 온전히 홀로 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성년후견인으로 지정되지 않는다면 신 총괄회장의 법적 책임이 커닌다. 신 전 부회장은 자신을 후계자로 지지해온 아버지가 비리 혐의로 직접 검찰 수사를 받게 된다면 경영권 분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설 수밖에 없다.
아울러 신 회장은 그 동안 아버지의 정신건강 상태를 이유로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주장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신건강이 온전하다고 판단될 경우 '창업주인 아버지에게 반기를 든 차남'으로 굳어질 수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 결과를 놓고 두 형제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 서로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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