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삼성 빅딜 1년' 회사채시장서 시험대 삼성테크윈 인수, 차입금 급증…재무건전성 저하, 신용도 영향은
김병윤 기자공개 2016-06-27 08:11:51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2일 14: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가 올들어 두번째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이번 채권은 올 10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차환용으로 풀이된다. 기준 금리 인하로 조달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선제적 발행으로 해석된다. 이번 회사채는 삼성테크윈 등 그룹 차원의 빅딜을 진행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 나온 딜이라 더욱 주목된다.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잇따른 지분·설비투자로 인한 재무건전성 저하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삼성그룹 계열사를 인수한 데 따른 후유증이다. 현금성 자산 대비 차입금 규모가 커 유동성 위험이 과거보다 늘었다.
최근 완전 자회사인 한화건설 교환사채(EB)의 대규모 미매각 역시 ㈜한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빅딜 후유증' 재무 건전성 악화
㈜한화는 다음달 5일 만기 3년물 1000억 원 어치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올 2월 3년물 1000억 원 발행 후 두번째다.
이번 회사채 수요예측은 삼성그룹 계열사 인수 후 늘어난 재무부담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의 지난해 단기 차입금 규모는 1조 46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6000억 원 이상 늘었다. 올 1분기 말 기준 단기 차입금은 1조 5664여억 원이다. 지난해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184.2%, 36.5%로 전년 대비 각각 38.4%p, 5.8%p 늘었다.
차입금 증가는 삼성그룹과의 빅딜 영향이 컸다. ㈜한화는 지난해 6월 삼성테크윈(現 한화테크윈) 지분 32.4%를 취득했다. ㈜한화는 지난해 인수자금 중 1차 납부대금 4719억 원을 지급하기 위해 사모채 1000억 원·금융기관 차입금 1500억 원을 집행했다.
방산부문에서 유도무기 관련 시설투자·민수화학부문의 해외진출 관련 투자자금을 위해 약 3000억 원의 추가적인 차입금 증가가 있었다. 지난해 상반기 무역, 방산 부문의 운전자금 지출을 위한 추가 차입금도 발생했다.
최주욱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한화는 2011년 이후 2014년까지 잉여현금흐름(FCF) 창출을 지속하는 등 2조 원을 소폭 하회하는 차입규모를 유지해 왔으나, 지난해 들어 운전자본 변동과 투자지분 취득 등 자금 소요로 지난해 순차입금 규모가 전년 말 대비 7000억 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동성 위험도 큰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말 기준 1년 이내 만기 도래 사채·차입금 규모는 1조 6326억 원이다.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 규모는 488여억 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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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리스크·한화건설EB 참패…신용도 이상없나
㈜한화는 그룹 지주사로 그룹 내 지배구조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분 구조만 봐도 그룹 내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한화의 최대주주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다. 김 회장이 지분 22.65%를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4.4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6.05%에 달한다.
김 회장의 지분 보유에 대한 평가는 갈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것은 그룹 내 중요도가 상당히 큰 것을 의미하지만 김 회장과 관련된 리스크 때문에 신용도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14년 2월 18일 ㈜한화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김 회장의 사임은 2011년 수천억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사건 때문이다. 김 회장은 같은 이유로 한화케미칼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최근 사업적인 변화와 더불어 경영진의 대대적인 물갈이도 눈여겨볼 만한 요소로 평가된다. 2013년을 제외하고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해 대표이사 사임·신규 선임 작업이 이뤄졌다. 올 3월 이태종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하면서 현재 4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했다.
일각에서는 한화건설 교환사채(EB)의 대규모 미매각 사태도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요소로 꼽았다. 한화건설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이틀 동안 2500억 원 규모 EB 청약을 진행했다. 그 결과 청약률은 단 10%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한화건설은 지주사인 ㈜한화가 지분 100% 보유한 점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흥행에 참패했었다"며 "㈜한화의 지원 가능성 마케팅이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 모집에는 성공하고 있지만 가까스로 수요 확보에 성공하는 모습"이라며 "과거 미매각의 불안함을 완전히 떨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화는 2013년 3년물 2000억 원 발행을 앞두고 벌인 수요예측에서 단 한 곳의 기관투자자 수요도 확보하지 못했었다. 같은 해 10월 3년물 1500억 원 발행 당시 수요예측에서는 단 10억 원의 자금이 들어왔었다. 2014년 3년물 1000억 원 발행 때도 50억 원 미매각이 속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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