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에셋·한화證, 발전공기업債 공격 영업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금리경쟁력으로 영업강화…수수료 녹이기 규제 이후 중소형사 강세
임정수 기자공개 2016-06-28 15:56:00
[편집자주]
국내 대기업은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주로 어떤 증권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증권사에 대한 채권 인수·주관 실적은 리그테이블을 통해 확인됐지만 이슈어와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주요 대기업의 일반 회사채(SB) 발행에 참여한 증권사의 인수 물량을 조사해 그 순위를 집계했다. 이를 통해 특정 대기업에 대한 국내 증권사의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4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전력 자회사인 발전 공기업(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부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은 2014년까지만해도 연간 5조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던 빅이슈어(Big Issuer)였다. 공기업의 채권 발행을 제한하는 공사채 총량제 시행 이후 연간 발행 물량이 1조~2조 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발행 물량이 줄어들면서 채권을 인수하는 증권사들도 교체가 이뤄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KB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 또는 회사채 리그테이블 상위 증권사들이 주로 발전 공기업 채권을 많이 인수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화투자증권, 코리아에셋증권, SK증권 등 중·소형사들이 주요 인수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 한전그룹債 발행액, 1년새 1/4 토막…공사채 총량제 영향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발전 공기업이 지난해(2015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발행한 회사채는 1조 1700억 원 규모다. 2014년 7월부터 2015년 8월까지 발행한 회사채가 4조 3100억 원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발행 물량이 1년 사이 약 4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공사채 총량제 시행의 영향이 컸다. 정부는 공기업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해부터 발전 공기업을 포함한 공기업의 차입 확대를 제한해 왔다. 채권뿐만 아니라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등도 총량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채권 발행 물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사별로는 한국서부발전(4000억 원), 한국중부발전(3900억 원), 한국남부발전(3800억 원)이올 들어 비슷한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은 최근 1년 동안 회사채 발행을 하지 않고 있다.
◇ 코리아에셋·한화證 등 영업 강화…인수단 교체
발전 공기업 채권을 주로 인수하는 증권사들도 교체가 이뤄졌다.
2014년 7월부터 2015년 6월까지 발행된 발전 공기업 채권은 미래에셋대우(1조 원), KB투자증권(6200억 원), 신한금융투자(4600억 원), NH투자증권(4100억 원), 삼성증권(3300억 원) 등의 순으로 인수 물량이 많았다.
그 이후 최근 1년 동안에 발행된 발전 공기업 채권은 코리아에셋증권(2200억 원), KB투자증권(1200억 원), NH투자증권(1100억 원), 한화증권(1000억 원), 대신증권(900억 원)의 순으로 많은 인수 실적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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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에는 KB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인수단 이름에서 사라지고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대신증권,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인수 상위 증권사에 이름을 올렸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강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인수 영업을 하지 않는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들이 낮은 금리를 내세우며 공격적인 영업을 하면서 발전 공기업 채권을 인수하는 증권사 그룹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수수료 녹이기 규제 이후 중소형사 강세
중소형 증권사들이 발전 공기업 채권에 강점을 보이는 것은 금융 당국의 수수료 녹이기 규제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지난해 발전 공기업 채권을 인수하는 증권사들의 수수료 녹이기 행태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에 나선 바 있다. 수수료 녹이기는 채권을 인수한 이후 투자자들에게 팔면서 발행사에서 받은 인수수수료를 붙여 투자자에게 매출하는 것이다. 투자자가 요구하는 금리와 채권 발행 금리 사이에 괴리가 생겨 금리 왜곡이 심각하다는 지적에 따라 수수료 녹이기에 대한 감시 감독이 강화됐다.
이후 대형 증권사들은 공격적인 금리 제시가 어려워졌다. 1bp라도 낮은 금리를 제시하기를 요구하는 발전 공기업에 대한 영업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다.
대형사들이 수익성 문제로 빠진 틈에 채권 중개 영업에 강한 중소형 증권사들이 발전 공기업 인수 영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1~2bp에 불과한 채권 중개 수수료에 비해 20bp에 달하는 발전 공기업 인수 수수료는 상당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발전 공기업 채권 발행 시장이 IB가 아닌 브로커들 중심으로 형성되면서 중소형사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데이터 조사 대상은 SK그룹, 롯데그룹, LG그룹, GS그룹, CJ그룹,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한국전력그룹, 신세계그룹, LS그룹, 4대 금융지주사입니다. 해당 대기업 집단에 포함된 계열사들이 2015년 7월부터 2016년 6월말까지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증권사별 인수금액을 조사했습니다. 캐피탈·카드채 등 여전채는 유통구조가 상이해 IB 업무를 트레이딩 부서에서 전담하는 경우도 많아 증권사의 커버리지 변별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고려해 제외했습니다. 주관사의 경우 계열 증권사가 배제되고 일부 대형 증권사에만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수금액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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