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륜 패키지 가격 시각 차이 커 난관 대륜발전 차입금 과중하고, 별내에너지 수익성 취약해
윤지혜 기자공개 2016-06-30 08:35:19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8일 14: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중공업이 그룹의 재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매물로 내놓은 대륜 패키지(대륜E&S·대륜발전·별내에너지) 거래에 난관이 예상된다. 당사자간에 매물 가치를 보는 시각 차이가 현저한데, 특히 문제되는 대상이 대륜발전이다.대륜 패키지 중 대륜E&S는 상대적으로 현금흐름이 안정되고 향후 일정한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반면 대륜발전은 EBITDA 대비 차입금이 과하다. 별내에너지는 아직 수익성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2015년 말 대륜발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장단기 금융차입금이 5800억 원인데 반해 EBITDA는 250억 원 정도다. 보유 현금성 자산이라 해봐야 300억 원 수준, EBITDA 250억 원은 작년 대륜발전이 차입금 이자로 지불한 269억 원에도 못 미친다.
차입금 비중이 과중하다 보니 원매자들로선 대륜발전의 지분가치(Equity Value)를 인정해주기가 쉽지 않다. 인수자가 차입금 전부를 다 떠안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오히려 돈을 받고 산다해도 이상하지 않다. 2015년 말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대륜발전의 지분가치가 0이 되기 위한 EV/EBITDA가 자그마치 22배다. 인수자가 플러스 지분가치를 쳐주려면 EV/EBITDA 배수를 22배보다 더 후하게 쳐줘야 할 판인데, 대륜발전과 같은 집단에너지 사업을 그 정도로 후하게 가치 산정해 줄 만한 원매자가 있을지 의문이다.
거기다 장차 대륜발전과 합병 계획이 잡혀있는 별내에너지 사정은 최악이다. 지난해 일으킨 매출액이 280억 원인데 반해 매출원가가 이보다 많은 326억 원이다. 영업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손해가 더 나는 사업 구조인데, 여기에 매년 130억 원에 달하는 차입금 이자도 감당해야 한다.
한진중공업이 그나마 사업성이 있는 도시가스사업체 대륜E&S를 패키지에 포함시킨 이유가 짐작 가고도 남는다. 대륜E&S라도 붙이지 않으면 팔릴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 봐도 무리한 추론이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대륜E&S를 붙인다고 해서 패키지가 매력적인 매물로 바뀔 지는 더 두고볼 상황이다. 대륜E&S의 도시가스 사업은 이미 안정 궤도에 들어서 있어서 매년 200~300억 원대의 EBITDA를 벌어들이고 있다.
그렇다고 이 세 기업을 패키지로 묶었을 경우 과연 지분 가치를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각자 바라보는 시각과 계산법에 따라 천차만별인 듯 하다. 원매자들은 여전히 지분 가치를 인정받기 쉽지 않다는 쪽이 우세하다.
반면 매각자 측 셈법은 많이 다르다. 인수자의 신용등급이 양호한 경우, 리파이낸싱을 통해 금융 비용을 낮출 수 있고, 향후 정책 변화로 사업의 현금 창출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LNG발전소 지원을 위해 다음달부터 용량요금(CP)을 kWh당 평균 2.5원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7.45원/Kwh인 CP가 2.5원/Kwh씩 인상된다면 에너지 3사는 매년 최소 110억 원의 추가 수입을 얻게 된다고 매각자 측은 설명하고 있다.
매각자 측 관계자는 "과거 재무제표가 아닌 향후 수익성 개선의 여지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며 "현재 DCF(현금흐름할인법)를 통해 차입금 상환스케줄을 다시 짜고 있고, 앞으로 일어날 현금창출력을 보면 원리금 상환이 어렵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도 "한진중공업이 자율협약에 들어가면서 대륜발전의 대출금 만기 연장이 어려워진 것이지, 대륜발전의 재무 상태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다"며 "사업의 성격상 초기 대규모 설비 투자가 들어가면서 적자가 불가피한 면이 있는 것이고, 3년 정도 지나면 현금흐름이 안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패키지 매각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하나 더 있다. 이번 패키지 매각의 주관을 맡은 미래에셋대우와 한진중공업 채권단의 좌장 격인 산업은행 간에 대륜발전에 대한 대여금 관계가 얽혀있다. 대륜발전은 지난 2012년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꾸려진 대주단으로부터 4400억 원 규모의 선순위 대출을 받고 당시 대우증권으로부터 후순위로 1500억 원 가량 대출을 받았다. 이후 만기에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우증권과 맺은 매입 약정 협약에 따라 후순위 대출의 대부분이 대륜발전 주식으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대우증권은 인베스트파워제사차와 인베스트파워제오차를 통해 대륜발전 지분 28.5%를 보유하게 됐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대륜발전의 후순위 지분 투자자로 참여한 미래에셋대우로서는 매각 성사 가능성이 낮아지더라도 패키지 매물의 지분 가치를 최대한으로 인정받아야 할 상황이겠지만, 선순위자인 산업은행 등 대주단으로선 대여금 상환에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면 굳이 가격을 더 받기보다는 확실한 거래 성사를 더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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