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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IT업종 최초 AA+ 등극 가능할까 [Credit Outlook 점검]라인 상장+유증으로 재무안정성 개선…단기간 상향은 '미지수'

배지원 기자공개 2016-07-05 14:46:14

이 기사는 2016년 07월 04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국내 IT 기업 최초로 AA+의 초우량 신용도를 얻을 수 있을까. AA+는 단순히 우량한 재무구조나 실적만으로 오를 수 있는 등급이 아니다. 국내 산업을 대표하거나 국가 경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기업 중 탁월할 재무실적을 갖춘 곳이 대상이 된다. 웬만한 충격은 감내할 만한 견고한 실적 기반을 갖춰야 한다. AAA급과 더불어 등급 자체가 갖는 상징성이 재무구조 이상으로 크다는 것이다.

전망은 밝아졌다. 2016년 정기 신용평가에서 한국신용평가가 네이버(AA0)의 신용등급에 '긍정적' 단서(Outlook)를 붙여 놓았다. 네이버는 국내 1위의 포털사이트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라인'을 통해 안정적인 시장지위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라인의 상장과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약 1조 원의 현금이 유입된다는 점도 재무안정성을 강화시킬 전망이다.

그러나 IT 업종이 갖는 높은 실적 변동성은 여전히 초우량 등급을 받는 데 한계가 되고 있다. '라인' 상장의 성공 여부도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다. 크레딧 업계에서는 신용등급에 긍정적 전망이 붙긴 했지만 실제 상향으로 이어지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등급 상향 초읽기…포털사이트 'NAVER'+메신저 'LINE' 쌍두마차

네이버는 국내시장 압도적 1위의 시장지위를 유지하는 포털사이트 'NAVER'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모바일 검색 점유율이 75%를 상회할 정도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회원 수 4200만 명을 보유하고 매월 총 검색어 입력횟수는 45억 건에 이른다. 이러한 이용자 기반을 토대로 네이버는 2위인 카카오(포탈사이트 '다음' 운영)와 현격한 매출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까지 3개년(2013~2015년) 누적평균 24.5%의 EBIT/매출액을 기록하는 등 매우 높은 영업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정기평가를 통해 네이버 신용등급(AA0) 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LINE(라인)의 마케팅비용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이익창출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네이버

네이버의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광고다. 연결기준 매출구성에서 광고는 71.4%로 나타났고 콘텐트가 26.2%로 뒤를 이었다. 다만 2011년 이후 광고매출과 국내매출 비중은 다소 감소했다. 반면 일본매출과 콘텐트 매출 비중이 증가해 매출을 상승시켰다.

최재호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일본에 본사를 둔 라인의 가입자 기반이 확대되면서 게임, 스티커, 콘텐트 등의 매출이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 매출 비중은 국내 66.7%, 일본 31.6%를 기록했다.

다만 일반적으로 IT업종은 실적이나 재무안정성에 비해 높은 신용도를 인정받지 못한다. IT업종의 특성상 시장의 변화가 빠르고 그에 따른 매출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진입장벽이 낮고 고객 이탈이 쉽다는 점을 반영해 NICE신용평가는 이번 정기평가에서 한국신용평가와 달리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한국신용평가도 등급 상향 트리거 요소로 영업이익 1조 5000억 원을 제시하면서 "단기간 내에 등급 상향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네이버는 IT업체에 속하지만 포털서비스 부문이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라인도 해외시장에서 점차 자리를 잡으면서 다양한 수익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지배력을 인정받으면서 디스카운트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인의 상장·유상증자 결정, 효과볼까

특히 한국신용평가가 네이버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한 데는 라인의 상장과 유상증자 결정이 영향을 미쳤다. 라인은 현재 일본과 미국 증시에 동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라인은 기업공개(IPO) 공모가 범위를 2700~3200엔(약 3만 963~3만 6700원)으로 정했다. IPO 공모가 최상단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24배로 전해졌다.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은 현재 월 사용자 수가 2억 1800만 명에 이르는,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바일 메신저앱이다. 라인의 상장과 유상증자로 네이버는 추가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재무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강신영 NICE신용평가 연구위원은 "계획대로 상장과 유상증자가 이루어질 경우 7월 중에 약 1조 585억 원의 신주발행대금이 유입될 전망"이라며 "대금은 라인의 사업기반 확대를 위한 투자, 운영자금과 차입금 상환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라인의 성장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차입금 감축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라인은 당초 6월 27일 공모가 범위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후폭풍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일정을 하루 뒤로 연기했다. 라인은 이달 11일 공모가를 확정하고 15일 미국과 일본시장에 동시 상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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