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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 기업들의 베끼기 전략 [thebell note]

신수아 기자공개 2016-07-21 08:12:55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0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부동산 O2O 서비스 다방은 회원사를 대상으로 ‘다방차(車)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우수 파트너 공인중개사를 선정해 기아자동차의 '레이'를 무상 지급한다는 게 골자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과 중개사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기사를 읽자마자 묘한 기시감이 들었다. 동종 서비스를 운영하는 직방의 '직방카(car)' 서비스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직방은 우수 중개사와 이용자가 방을 보러 가며 이용할 수 있도록 '레이' 승용차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방이 이달 초 선보인 이벤트도 첫 눈에 익숙한 느낌부터 들었다. 다방은 자사 서비스를 통해 방을 찾고 계약을 완료한 사용자라면 1년간 월세와 제습기·에어컨·선풍기 등을 제공받을 수 있는 행사를 한시적으로 개최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직방이 시작한 '월세지원제도'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직방을 통해 방을 알아보고 계약한 이용자에게 1년 간 월세를 지원하는 제도다. 직방은 올해 4월 지원 기간을 최대 1년까지 연장했다.

숙박 O2O 업계 상황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서비스를 언뜻 봐서는 어플리케이션 조차 구분되지 않는다. 야놀자가 '300% 최저가 보상제'를 선보이면 여기어때가 '500% 최저가 보상제'를 내놓는다. 누군가 먼저 '2015 좋은숙박 TOP100'을 선정하면 뒤이어 '대한민국 좋은숙박 TOP 1000'을 발표하는 식이다. 서비스명을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같은 회사의 같은 행사라고 생각하기에 충분하다. 신기능을 먼저 시작한 선행 업체의 '오타'까지도 후발 업체가 따라한다는 지적은 실소마저 자아낸다.

소위 '미투(Me too)' 전략은 이미 시장에 널리 알려진 마케팅 방법의 하나다. 진입장벽이 낮은 시장일수록 만연하다. 인기 제품이나 주목받는 서비스에 편승해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선두업체의 독점을 막고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혀 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순 없다. 그러나 미투전략은 창의적인고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려는 의지를 꺾어버린다.

최근 일부 대기업의 도 넘는 스타트업 '카피캣(copycat)'을 두고 관련 업계가 성토를 쏟아내는 이유도 이와 같다. 선행 기업의 아이디어와 열정을 무차별적으로 베끼는 행위를 지양해야 한다는 논리다. 여기에 예외는 없다. 초기기업 사이의 과도한 따라하기 전략도 소비자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출혈 경쟁만 야기한다.

다방은 직방과 유사한 서비스를 론칭하며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오랜 시간의 조사를 통해 이번 프로젝트를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옹색한 포장보다 창의적 전략과 공정한 경쟁을 고민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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