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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빠지는 'DB', 영향력 감소 추세 [퇴직연금시장 분석] ⑤ 점유율 66%로 축소, 삼성생명·HMC證 엇갈린 양상

서정은 기자공개 2016-08-04 10:20:37

이 기사는 2016년 08월 02일 10: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확정급여형(DB) 제도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근로자의 수급권 보장, 개인별 맞춤 운용 등을 내세운 확정기여형(DC)과 자유로운 납입, 세액공제를 무기로한 개인형퇴직연금(IRP)에 밀려 DB형 점유율은 66%로 밀렸다.

DB형의 입지가 좁아지는 와중에도 25곳의 사업자들은 적립금을 늘리는데 성공했다. DB형의 강자인 HMC투자증권이 계열사 자금을 중심으로 적립금을 3000억 원 이상 늘렸고 기업은행과 농협은행도 각각 2000억 원, 1400억 원 대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반면 가장 많은 DB형 적립금을 보유한 삼성생명은 적립금이 줄었다.

◇ 영향력 줄어드는 DB형…DC·IRP와 대조

머니투데이 더벨이 은행·보험·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 44곳이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을 집계한 결과 전체 DB형 적립금은 86조 26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서 DB형 적립금은 755억 원이 줄었다. 반기 기준으로 DB형 적립금이 줄어든 것은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된 뒤 처음 있는 일이다. 같은 기간 DC형과 IRP가 각각 1조 9282억 원, 7929억 원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체 퇴직연금에서 DB형이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들고 있다. DB형 적립금 비중은 67.3%로 지난해 말 68.6%보다 1.3%포인트 감소했다. 여전히 퇴직연금 시장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성장세는 꺾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DB형 적립금은 지난해부터 70% 점유율을 반납한 뒤 점차 감소하고 있다. 반면 DC형과 IRP는 23%와 10%로 올 들어 점유율을 1%포인트씩 끌어올렸다.

DB형은 기존 퇴직금 제도와 유사해 그동안 퇴직연금 시장에서 우위를 점해왔다. 하지만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개인 맞춤형 운용 수요가 늘면서 DC형에 밀리는 추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DB형의 경우 연초에 퇴직금을 지급한 기업들이 생기면서 자금이 빠졌다"며 "세제 혜택, 맞춤 운용 등으로 DB 대신 DC, IRP로 중심축이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업권별로 보면 보험업권과 은행업권에서 자금이 유출된 반면 증권업권에서는 자금이 유입됐다. 보험업권과 은행업권의 DB형 적립금은 전년대비 각각 1933억 원, 1813억 원 줄어든 33조 5840억 원, 36조 5665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증권업권은 2990억 원 증가한 16조 1096억 원이었다.

◇ HMC證 늘고 삼성생명 줄어…IBK연금보험, 1년 수익률 '톱'

DB형 시장에서 삼성생명의 입지는 견고하다. 삼성생명의 DB형 적립금은 총 16조 996억 원으로 전체 금융사 중 제일 규모다 크다. 다만 올 들어 1444억 원이 DB형에서 이탈해 점유율은 18.8%로 전년대비 0.1%포인트 축소됐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올 초 각 기업별로 퇴직한 은퇴자가 발생하면서 자금이 줄어든 것"이라며 "업계 전체적으로도 봐도 1년에 한 번 자금을 납부하는 DB형보다 매월 납부로 부담이 덜한 DC형에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적립금실적

DB형 2위 사업자인 HMC투자증권은 계열사 자금에 힘입어 3078억 원의 자금이 증가했다. HMC투자증권의 DB형 적립금은 7조 5719억 원으로 9% 점유율을 기록했다.

적립금을 가장 크게 늘린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하나은행은 외환은행의 퇴직연금 자금을 흡수해 DB형 뿐 아니라 DC, IRP에서도 성장세를 보였다. 이 외에 기업은행과 농협은행이 각각 2048억 원, 1434억 원의 적립금을 늘리며 활약했다.

반면 19곳(외환은행 제외)의 사업자에서는 자금이탈이 이어졌다. 국민은행이 2481억 원으로 유출 폭이 가장 컸고 삼성생명과 신한은행에서도 각각 1000억 원대가 빠져나갔다.

전체 사업자 중 1년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IBK연금보험으로 나타났다. IBK연금보험의 1년 수익률은 2.46%로 2위인 동부화재와 0.06%포인트 차이가 났다. 뒤를 이어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 흥국생명 순이었다. 반면 수익률이 가장 낮은 곳은 하나금융투자로 0.53%에 그쳤다.
수익률 상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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