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병원그룹 3세 승계 지렛대는 'KH그린' 차원태 상무 2대주주 등극..차바이오텍 지배력 강화 전망
이윤재 기자공개 2016-08-10 08:14:56
이 기사는 2016년 08월 05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광열 차병원그룹 회장이 3세 승계의 일환으로 'KH그린'을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간 베일에 쌓여있던 KH그린의 주주구성 변화가 감지되면서 장남인 차원태 상무를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구축되고 있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KH그린은 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차바이오텍의 2대 주주인데다 비상장법인인 만큼 지분을 넘기는 과정에서도 세간의 이목을 피할 수 있다.차병원그룹은 주력계열사인 차바이오텍을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구축돼있다. 차바이오텍은 CMG제약과 차케어스, 차메디텍,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차헬스케어 등 다수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차 회장은 차바이오텍 주식 297만 8628주(5.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부인인 김혜숙씨가 44만 3530주(0.88%), 아들 차원태 상무는 204만 1988주(4.04%)를 갖고 있다. 장녀인 원영씨가 112만 6010주(2.23%), 차녀인 원희씨가 87만 8527주(1.74%)를 보유 중이다. 오너일가의 보유 지분을 전량 합쳐도 15%도 채 안된다.
하지만 오너일가는 KH그린과 성광학원을 동원해 차바이오텍에 대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KH그린은 차바이오텍 주식 241만 7975주(4.79%), 성광학원은 217만 7903주(4.31%)를 보유한 2·3대 주주들이다. 차 회장은 공익법인인 성광학원 이사로 재직중이고, KH그린 최대주주로 알려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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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업계 안팎에서는 차 회장이 지분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관측해왔다.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개인 지분을 늘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KH그린의 주주구성 변화를 보면 차 회장 보다는 3세인 차 상무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를 구축하려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KH그린은 설립 이후 주주구성을 공시한 적이 없는데다 최대주주인 차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99%를 가지고 있다고만 밝혀왔다. 하지만 파악한 바로는 차 회장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KH그린 주식 36만 6926주(83.39%)를 보유했다. 부인 김혜숙씨가 5만 1003주(11.59%), 지난해 별세한 차 회장의 모친인 장보섭씨가 1만 8346주(4.17%)로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KH그린은 지난 2012년 10대 1 액면분할을 실시해 발행주식 수가 10배로 늘렸다.
최근 드러난 KH그린 주주구성은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 여전히 최대주주는 차 회장이지만 보유 주식수는 216만 9000주(44.86%)로 지분율이 절반 가량 줄었다. 반면 그간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차 상무가 163만 2000주(33.76%)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차 회장이 어머니로부터 상속받은 지분에 자신 보유한 주식 일부를 더해 차 상무에게 증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남은 주요 주주인 김혜숙 씨는 여전히 51만 주(10.55%)를 갖고 있고, 나머지 52만 4000주(10.84%)는 친인척들이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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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차바이오텍은 올해 4월 차 회장(55억 원), KH그린(81억 원), 차 상무(55억 원), 원영, 원희, 김혜숙 씨, 사위인 동부그룹 김남호 부장 등을 대상으로 총 24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전환청구기간은 오는 2017년 4월부터 2021년 4월까지다. 이 기간 중 주가 상황에 따라 얻게 될 주식 수는 다르지만 현 주가 수준을 유지하면 차 회장과 차 상무는 각각 38만 3408주씩을 확보하고, KH그린은 56만 4656주를 가질 전망이다.
차 상무가 KH그린을 완전히 보유하게 되면 차바이오텍에 대한 지배력을 단숨에 키울 수 있다. KH그린이 보유한 차바이오텍 지분과 CB를 더하면 차 상무의 직·간접 지분율은 두 자릿수인 약 10.59%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향후 차 회장과 어머니인 김혜숙 씨가 보유한 지분 등을 물려받으면 차 상무는 차바이오텍에 대해 안정적인 경영권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차광열 회장보다는 장남인 차원태 상무를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게 승계 비용 등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비상장법인인 KH그린이 승계과정에서 활용되는 만큼 세금이나 세간의 이목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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