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8월 26일 09: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여 곳의 FI가 지분 투자한 호전실업은 마진율이 높은 상품만 취급하는 의류 OEM 기업이다. '스포츠웨어 및 기능성 액티브웨어 전문'이란 타이틀이 늘 따라 붙는다. 코팅은 물론 방한·방수 기능까지 들어가야 하는 제품 특성상, 니트(Knit)보다 부가가치가 월등한 우븐(Woven)을 원단으로 쓴다. 대단위 물량으로 승부하는 여느 동종업체들과는 이익 구조 자체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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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 호전실업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한창 공을 들이고 있었다. 지금은 주력 사업이 된 스포츠웨어 분야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다. 1990년대 말 리복(2006년 아디다스에 매각)과 인연을 쌓게 된 것이 계기였다. 호전실업은 사실상 이 시점부터 주 사업영역이 스포츠웨어로 바뀌었다.
◇나이키 '팀웨어' 생산, 스포츠웨어 전문 OEM사로 거듭
핵심 고객 중 하나인 나이키와의 인연은 2003년부터 시작됐다. 이 때 '팀웨어(팀복)' 제작에 처음 도전했는데, 웬만한 경쟁사들은 생각도 못할 작업이었다. 일반적으로 OEM 업체가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효율성 측면에서 바이어의 주문량은 많고 종류는 적은 게 좋다. 생산라인에서 한 가지 스타일의 제품을 몇만 장씩 생산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팀웨어는 기본적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이다. 여러 팀에서 주문이 들어오는 데다 팀별로 유니폼 스타일이나 로고도 가지각색이어서 관리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호전실업이 팀웨어를 택한 이유는 '다른 기업이 할 수 없는 일을 해야만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간절함(?) 때문이었다. 조금이라도 값이 싸고 품질이 받쳐주면 언제든 벤더를 교체할 수 있는 바이어의 속성상, 기업의 영속을 위해 차별화가 불가피하다고 본 것이다.
현재는 미국 내 약 400개 팀을 책임질 정도로 전문화 됐다. 스타일 수로 치면 1000~1500가지에 달한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미국의 4대 스포츠리그인 농구(NBA), 아이스하키(NHL), 풋볼(NFL), 야구(MLB) 부문 모두에 팀웨어를 공급하는 국내 유일의 벤더란 점이다.
◇노스페이스 'CAPA 확대' 요구 충족, 아웃도어 시장 진출
노스페이스와 네트워크가 형성된 것은 2005년이다. 호전실업으로서는 또 다른 신규 영역인 아웃도어 시장으로의 진입을 의미했다.
하지만 노스페이스는 만만한 고객이 아니었다. 물량을 주문하기 앞서 호전실업에게 "먼저 일정 수준의 생산능력(CAPA)을 갖출 것"을 요구했다. 당시 호전실업엔 아웃도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않았다.
직전에 인도네시아에서 아웃도어 브랜드 '컬럼비아(Columbia)'에 납품하던 작은 현지공장(용진 1공장)을 인수하긴 했으나, 노스페이스가 요구하는 물량을 소화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호전실업은 현재 보유한 공장 중 가장 규모가 큰 '용진 2공장'을 설립하게 된다. 생산라인이 50개가 넘고, 길이도 다른 현지법인의 두 배에 이른다. 고용인원은 5500명가량. 호전실업이 앞서 세운 '카호 공장'의 라인이 약 30개, 인원은 2000~3000명 정도니, 용진 2공장을 얼마나 크게 지었는지 가늠이 된다.
그 결과 호전실업은 이듬해 노스페이스의 오더를 받아낼 수 있었다. 사업 포트폴리오에 '기능성 액티브웨어' 부문이 추가된 것이다. 현재 노스페이스에서 발생하는 매출만 약 7000만 달러에 육박한다.
◇'다크호스' 언더아머와 제품 공동개발, 연매출 6300만弗
나이키와 노스페이스를 빼고 호전실업의 성장 스토리를 논하는 데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기업이 있다. 바로 '언더아머'다. 우리나라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미국에선 이미 아디다스를 제치고 매출 2위(1위는 나이키)에 올랐을 정도로 인지도가 급부상하고 있는 스포츠 전문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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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전실업과 손잡은 것은 2011년. 당시만 해도 신생업체였던 언더아머에겐 제품 디자인이나 개발 역량 면에서 부족한 점을 보완해줄 파트너가 필요했다. 역으로 호전실업 입장에선 그간의 생산 노하우를 발휘해 공동 개발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였다.
납품 초기, 호전실업은 언더아머로부터 매출 약 400만 달러를 벌어 들였다. 그러던 것이 작년 기준 6300만 달러까지 불어났다. 그만큼 호전실업의 성장 모멘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현재 언더아머 브랜드가 박힌 골프 바지의 90% 이상은 호전실업이 생산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언더아머와 거래하는 OEM사는 호전실업과 영원무역 뿐이다.
◇포트폴리오 다변화→'외형 성장+수익성 향상'..IPO 준비
현재 호전실업이 나이키, 노스페이스, 언더아머 등 3개 브랜드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은 각각 6500만~7000만 달러로 파악된다. 그밖에 매출 사이즈 2000만~3000만 달러의 세컨티어(Second Tier) 업체들도 4~5곳 확보한 상태다.
호전실업은 메이저리그 자켓 등으로 잘 알려진 '마제스틱'을 비롯, 노스페이스의 모기업인 VF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과도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스포츠 고글 등으로 유명한 '오클리'도 호전실업의 고객사다. 유럽에선 스키 브랜드 '츄스(KJUS)' 등에 한 벌당 1000~1500달러인 스키복을 납품, 총 1000만 달러가 넘는 연 매출을 거둬 들이고 있다. 이런 식으로 호전실업의 포트폴리오에 속한 브랜드가 총 16개가량 된다.
이에 합당한 CAPA를 확충하기 위해 호전실업은 지난해 말 용진에 제3공장(36개 라인)을 증설했다. 더불어 베트남에서 라인 11개짜리 공장 한 곳을 임대했다.
호전실업의 매출액(연결)은 2013년 2048억 원, 2014년 2538억 원, 지난해 2970억 원으로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위한 밸류에이션에 적용되는 순이익 추이는 같은 기간 78억 원→117억 원→258억 원으로 역시 우상향 패턴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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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에 힘입어 호전실업은 올 연말~내년 초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자금 조달은 추후 주요 바이어들의 주문 물량이 늘어날 것에 대비한 선제적 준비(공장 추가 증설) 차원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일부 FI들에겐 엑시트(자금 회수)의 목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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