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보호무역주의 타파 해법은 '체질개선'"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김형주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 “亞 국가 타깃, 경쟁우위 요소 발굴해야”
이호정 기자/ 김성미 기자공개 2016-08-31 08:31:41
이 기사는 2016년 08월 30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반세계화 지지 세력이 늘면서 현실 정치와 정책도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세계화를 이끌어왔던 미국과 영국의 반세계화 움직임이 심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계층별로 소득격차가 심화되면서 국가 간 불평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저성장 국면이 장기화할 조짐까지 보이면서 세계화에 대한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또 불만이 정치적으로 세력화되면서 보호무역주의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미국 등 선진국의 보호무역 조치가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하지만 중국 발 변수를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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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위원은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복잡해지고 확산되면서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 또는 지역별 FTA 중심으로 진행돼 온 경제통합 움직임이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다수 국가들 간 메가 결집 형태로 진화되고 있다"며 "미국 대선 이후 반세계화 움직임 확대와 선별적 무역자유화의 필요성이 대두될 가능성이 큰 만큼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교역과 투자 위축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저성장 지속에 따른 전 세계 교역 둔화 움직임을 세밀히 살펴봐야 한다"며 "최근 들어 생산 공정이 단순한 1차 상품과 제조업 분야에 이 같은 현상이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단기적으로는 중장기간 반덤핑 이전 자료를 마련해 방어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교역이 늘고 있는 혁신적인 상품이나 서비스 또는 이를 결합한 상품을 늘려나가야 승산이 있다고 봤다.
그는 또 장기적으로는 통상환경 변화에 맞춰 교역을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체질개선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기존 글로벌 전략 및 생산지 결정 요인을 새로운 각도에서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신사업 추진 시 포지티브(Positive) 규제 방식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발목이 잡혀 있다"며 "정부가 앞장서 네거티브(Negative) 규제로 전환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 그래야만 새로운 경쟁 패러다임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장기적으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전통 산업이나 노동집약적 공정뿐 아니라 혁신적 산업과 지식·기술 집약적 단계에서도 우위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에 대해 "향후 국내 기업과 중국 기업 간 역할 분담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기업들이 사업 형태나 지리적, 제도적 구분에 얽매이지 말고 새로운 가치 기반의 경쟁 우위 요소 발굴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발표 전문>
국가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국경을 쉽게 넘나드는 세계화에 장벽을 쌓기 시작했다. 특히 선진국 중심으로 자유무역주의에 대한 반발이 두드러지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반세계화에 대한 지지 세력이 늘어나면서 현실 정치와 정책에도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했다.
미국 대선은 극단적 성향의 후보들이 높은 지지율을 확보했다. 브렉시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통합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영국이 분리주의 움직임을 선도했다. 무엇보다 소득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이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반세계화 움직임은 선진국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득 증가 부진으로 ‘국가 내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촉발됐다. 물론 신흥국도 상·하위 소득 배율이 20년 새 4.8배에서 8.2배로 크게 확대됐다. 그러나 하위 10% 계층도 51.3%의 소득증가율을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정체되거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결국 보호무역주의는 선진국에서 강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소득 불평등이 확대된 이유는 기술 진보, 선진국 인구구조 변화, 글로벌 저성장 등 복합적으로 연계돼 있지만, 소득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정치 세력화되면서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세계화와 무역자유화의 최대 수혜자로 꼽혀왔으나 일자리 감소와 임금 정체 등이 지속되면서 현재는 보호무역 조치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세계화를 이끌었던 미국이 현재 세계화에 속도를 조절한다는 점이 역설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입장이 반영된 것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다. TPP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봐야 한다. 최종 산출물의 무역거래뿐만 아니라 과정, 협력, 생산 분업 등에 관심을 갖겠다는 의미다.
선진국의 보호무역 조치들은 중국에 집중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저성장 국면을 탈출하기 위해 미래형 신사업들을 중심으로 비관세 장벽을 확대해 왔다.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간 WTO 회원국들이 취한 신규 무역규제 조치는 총 154건으로 201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기업에 대한 무역규제 사례도 쏟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급변하는 무역환경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저성장 지속에 따른 전 세계 교역 둔화의 움직임을 세밀히 살펴봐야한다.
장기적으로는 세계교역 둔화와 중국의 영향력 확대, 새로운 경쟁 패러다임 등장에 대비해야 한다. TPP 등 메가 FTA 출범 시 규모보다 부가가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교역구조가 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당장의 수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무역에 집중해야 한다.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수출 하락은 추정하기 어렵지만 선진국보단 신흥국의 보호무역조치를 잘 지켜봐야 한다. 선진국은 정책을 시행하기 약 3년 전부터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지만 신흥국은 갑자기 통관을 제한하는 등 예견되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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