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수두룩…석탄화력발전 PF 조성 난항 정산조정계수 결정 차일피일 연기…미세먼지 논란도 부담
이상균 기자공개 2016-09-06 08:18:52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2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업규모가 20조 원에 달하는 석탄화력발전소 공사가 자금을 조달하기도 전에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초 미세먼지 논란이 불거지더니 최근에는 정부의 정산조정계수 산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여기에 발전소 설립 예정 지역의 주민들 반발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정산조정계수 결정 미뤄져…투자보수율도 관건
정부가 오는 2021년까지 신규로 건설할 민간 석탄발전소는 총 10기(8610㎿)로 전체 투자비는 18조 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중 시험가동 중인 GS동해전력 북평화력발전소를 제외하면 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강원도 강릉의 안인화력발전소와 경남 고성의 하이화력발전소 등 두 곳이다. 발전소 설립을 위해 조성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모는 안인화력발전소가 5조 원, 하이화력발전소는 4조 5000억 원 규모다.
안인화력발전소의 경우 한국남동발전과 삼성물산이 각각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강릉에코파워가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금융주관사는 KB국민은행이 맡고 있으며 시공사는 삼성물산이다. 하이화력발전소 공사는 한국남동발전과 SK건설, SK가스, KDB인프라가 설립한 고성그린파워가 추진하고 있다. 금융자문 및 주선사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맡고 있으며 시공사는 SK건설이다.
이들 사업은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으며 현재 각종 인허가와 토지매수 등을 진행 중이다. 연내 사전 준비단계를 모두 마친 후 PF 조성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은 정산조정계수 결정이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산조정계수란 발전원가가 전력도매가격(SMP·계통한계가격)보다 낮은 기저발전기의 과다 수익을 제한하기 위해 설정하는 일종의 할인율이다. 정부는 수익정산 시 일정 수준의 할인율을 발전공기업에 적용하고 있는데 이를 민간 석탄발전소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한국전력거래소는 지난달 23일 비용평가위원회를 열어 정산조정계수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누진세 논란에 시달리는 한국전력이 전기 도매가격 산정과 직결되는 정산조정계수 결정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한국전력을 비롯해 4개 자회사가 대규모 영업이익을 기록하자 지난해 정산조정계수를 높여 전기료를 올린 것이 원인이란 지적이 나왔다"며 "가뜩이나 누진세 논란으로 위축돼 있는 한국전력 입장에서는 하필 지금 정산조정계수를 조절해 관심을 끌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산조정계수 내에서도 투자보수율이 관건이다. PF에 참여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발전소 투자 수익을 보장하는 수치다. IB업계 관계자는 "투자보수율이 7% 이상은 나와야 투자자 모집이 수월해진다"며 "PF 조성을 맡고 있는 금융주관사들은 투자보수율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결정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 반발도 만만치 않아
미세먼지 논란도 석탄화력발전소 착공을 막는 요인 중 하나다. 연초에 비하면 논란이 줄기는 했지만 석탄화력발전소가 들어서는 강원도 강릉과 경남 고성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상당하다. 시행사와 시공사는 이번 석탄화력발전소는 과거와 달리 친환경, 저탄소 발전소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강릉과 고성은 공사 착공 직전 단계까지 진행됐기 때문에 사업을 백지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각종 이슈 때문에 사업 진행이 어려워 당초 목표대로 연내 PF 조성을 완료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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