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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휴업 들어간 산은캐피탈

윤지혜 기자공개 2016-09-19 10:27:08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8일 09: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 기회도 찾고 결정도 내려야 하는데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팔릴지 말지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업무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최근 산은캐피탈 내부 분위기를 전해준 한 직원의 설명이다. 산은캐피탈은 올 한해동안 업무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작년 경영권 매물로 나와 두 번의 매각 입찰이 실패한 후, 외부 전략컨설팅 업체를 고용해 향후 전략 방안에 관한 자문을 받고 있다.

사실 산은캐피탈 매각 소식이 전해졌을 때 거래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매각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장부가격 이하로는 팔 수 없다는 당국 방침과 국가계약법의 적용을 받아 매각 조건이 까다롭고, KDB 프리미엄이 없어질 경우 산은캐피탈의 정체성이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역할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매각은 강행됐고 결국 두 번의 거래 불발을 겪고나서야 매각 당위성에 대한 검토가 시작됐다.

일련의 과정을 겪는 동안 결국 산은캐피탈은 독자적으로 영업 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컨설팅펌에 맡긴 미래가 어떻게 될 지 몰라 사업계획을 세우기도 어렵고, 기존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던 건들도 잠정 중단됐다. 유동성은 넘쳐나고 시중에 출자요청은 많지만, 매각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금융당국이 오락가락하며 산은캐피탈의 정체성을 묻고 있는 사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산은캐피탈이 입게 된 것이다.

그간 산은캐피탈은 국책은행의 자회사라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기업구조조정에 상당부분 기여해왔다. 주력 분야가 기업금융이다보니, 이를 활용해 채권단 관리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벤처와 같은 유망직종 투자에 앞장섰다. 운용금액(AUM)이 5000억 가까이 되면서 기업구조조정이나 재기지원펀드 조성에 앞장서는 몇 안되는 출자기관이기도 하다.

민영화와 정책금융 강화를 반복해오며 산은캐피탈에 낸 생채기를 빨리 아물게 하려면, 금융당국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 결정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산은캐피탈이 활발한 영업활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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