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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된 스타트업 IR 환경 [thebell note]

신수아 기자공개 2016-09-28 08:45:42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6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앳된 얼굴의 창업자는 "창업을 하고 나니 '금수저'가 더 부러워진다"고 운을 뗐다. 그는 밤낮없이 회사일로 바쁜 와중에도 말라 붙어가는 자금 상황 때문에 투자 유치를 소홀히 할 수 없다는 말을 이어갔다. 투자자들을 찾아다니기 수십 번, 운이 좋아 미팅을 잡아도 변변한 IR 한번 하기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운영하던 회사를 접고 재창업에 뛰어든 한 창업자는 투자자 미팅이 있을 때면 몇 박 며칠이고 서울로 올라 온다고 했다. 벤처캐피탈 등 투자자 대부분이 수도권에 몰려있어 어쩔 수 없다. 며칠씩 자리를 비우면 회사가 신경쓰이지만 초기 창업 비용을 아끼기 위해 지방 소도시에 잡은 사무실을 당장 옮길 여력은 없다고 했다.

투자 유치를 위한 IR은 여전히 스타트업의 난제다.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고 때론 물리적인 제약에 부딪힌다. 투자 유치에 진을 빼느라 정작 회사 운영엔 소홀해 질 수 밖에 없다는 볼멘소리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지방에 터를 잡은 스타트업의 귀성 행렬을 보며 지역권 창업지원센터의 역할에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최근 들려 온 소식이 더욱 단비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달 스타트업 전용 투자 유치 공간을 은행 본점 내 조성했다. 매주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이 만날 수 있는 IR 행사를 진행한다. 연간 300여 곳의 스타트업이 IR 기회를 잡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상장 기업과 중소 벤처기업에 밀려 마땅한 IR 장소 하나 찾기 힘들었던 스타트업이 한자리에서 각양각색의 투자자들을 만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이다.

한국성장금융은 스타트업 업계 대표 프로그램 '쫄지말고 투자하라'와 손을 잡았다. 온라인 플랫폼인 '쫄투IR'을 론칭해 장소와 시간의 장벽을 허물었다. IR이 필요한 스타트업의 신청을 받아 일정한 심사를 거친다. 매주 선정된 2개의 회사는 비전과 성장 전략을 소개하는 방송을 녹화할 수 있다. 이후 온라인 플랫폼에 공개된 쫄투IR 방송은 투자에 관심있는 사람 누구라도 시청할 수 있다. 지역에 터를 잡은 투자자와 스타트업이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는 상시 소통 채널을 갖게 된 셈이다.

정부의 전방위 지원과 창업 열풍은 그간 스타트업 시장의 양적인 성장을 일궈냈다. 투자자와 스타트업간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이 같은 노력이 창업 생태계를 성숙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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