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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민영화]'일시적 과잉' 사외이사, 문제 없나계산상 최대 15명도 가능…다양한 이해관계 대변, 경영에 긍정적 효과 기대

정용환 기자공개 2016-09-29 13:47:44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8일 1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우리은행 매각이 성공적으로 종결(Closing)된다면 우리은행 사외이사는 일시적으로 최대 14명까지 늘어나게 된다. 사외이사가 지나치게 많아지는 것 아니냐는 의문에도 불구, 금융권 내외부에서는 이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거의 없는 분위기다. 말 그대로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뿐이며 실제로 단순 계산한 것 만큼 많은 사외이사가 들어올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우리은행이 공시를 통해 밝히고 있는 사외이사는 6명이다. 여기에 예금보험공사에서 선임한 1명의 비상임이사를 더하면 우리은행의 사외이사진은 총 7명으로 늘어난다. 사외이사 추천권이 부여된 과점주주 매각 방안을 통해 우리은행 민영화를 추진하는 정부 방침에 따라 민영화가 성공하게 되면 우리은행 사외이사진은 지금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다.

모든 과점주주가 각각 4%씩의 우리은행 지분을 매입한다고 가정하면 7~8 곳의 투자자가 7~8명의 사외이사를 신규 추천하게 된다. 반대로 모든 과점주주가 8%씩의 우리은행 지분을 매입할 때 신규 추천 사외이사 수는 4명이다. 매각이 종결되고나면 경우에 따라 우리은행 사외이사진은 최소 11명에서 최대 15명까지 늘어난다.

일반적으로 대형 시중은행의 사외이사 수는 4명 내지 6명으로 구성돼있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기업은행이 각각 4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고 신한은행이 6명의 사외이사진을 꾸렸다. 우리은행은 기존에도 이미 7명의 사외이사진을 구성, 경쟁은행에 비해 많은 수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었다. 올해 말 우리은행이 과점 주주 추천에 따라 신규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한다면 우리은행은 경쟁은행에 비해 2배~4배 가량 더 많은 사외이사진을 꾸리게 된다.

그러나 이같은 일시적 과잉 현상이 오래가진 않을 전망이다. 우선 현재 임기 중인 우리은행 사외이사 6명 중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가 4명이기 때문이다. 홍일화 우먼앤피플 상임고문, 천혜숙 청주대 교수, 정한기 전 호서대 교수, 고성수 건국대 교수 등이 내년 3월 임기를 끝낸다.

이 때문에 단순 계산 시 올해 말 최소 11명에서 15명까지 늘어나게 될 사외이사진은 내년 3월이 지나면 7명에서 11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올해 3월 신규 선임된 이호근 연세대 교수와 김성용 성균관대 교수는 내후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있다. 정부는 예금보험공사가 선임하는 비상임이사 자리 역시 민영화 여부에 관계없이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실제로 정부가 과점 주주들에게 부여할 사외이사 추천권이 아무리 많아도 8개까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 7~8개의 사외이사 추천권이 부여된다는 가정은 모든 투자자가 4%씩의 지분만을 매입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정부는 6% 이상 지분을 매입하는 과점 주주에 대해 추천 사외이사 임기를 3년으로 보장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6% 내지 8% 분량의 우리은행 지분 매입을 희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정부가 지난 23일 우리은행 투자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18개 투자자로부터 82%∼119% 수준의 투자의향서가 접수됐다. 평균적으로 1곳의 투자자가 써낸 매입 희망 지분율이 4.5%에서 6.6% 수준이라는 의미다. 이 경우 전반적으로 행사될 수 있는 사외이사 추천권의 총량이 줄어드는 건 당연한 결과다.

더불어 우리은행 지분을 매입하게 된 투자자들이라고 해서 모두가 사외이사 추천권을 행사하리라고 보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금융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정부가 사외이사 추천권 행사 여부에 따라 과점주주들의 락업(처분 제한기간)을 차등화했기 때문이다.

사외이사 추천권을 행사하는 과점 주주는 최소 1년에서 추천 사외이사 재임기간까지 주식을 처분하지 못하는 반면 사외이사 추천권을 포기하는 과점 주주는 주식 취득 후 6개월 이후에 자유롭게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 일부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사외이사 추천권 대신 락업 인센티브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금융권에선 설령 우리은행의 사외이사 수가 일반적인 수준보다 약간 많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우려할 일은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오히려 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추천에 의한 사외이사들이 우리은행의 기업가치 극대화라는 하나의 목표를 두고 한 데 모인다는 측면에서 우리은행에 더 유리할 수 있다는 평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 수가 많고 적고에 따라 별도로 문제가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은행 입장에선 정부 측에서 일괄적으로 구성한 사외이사진을 갖고 있는 것 보다 다양한 성격의 주주로부터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들이 들어오는 게 경영 측면에서 훨씬 좋은 일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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