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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민영화]실질적 민간주도 자율경영 가능할까걸림돌 MOU 해제 약속…예보 지분매각과 무관, 과점주주 이사회 장악

안영훈 기자공개 2016-11-13 19:06:29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3일 19: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적자금 투입으로 지난 16년간 정부의 직·간접 지배를 받아 온 우리은행이 민간 주도 시장의 품에 안겼지만 실질적인 민간 주도 자율경영이 보장될지를 두고 여전히 시장에서는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간섭을 최소한으로 줄이되 공적자금 관리 차원에서만 우리은행 경영에 관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과점주주 지분매각 종료 후에도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우리은행 지분율 21.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기 때문이다.

정부는 13일 동양생명, 한화생명,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IMM PF,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등 7곳의 투자자를 우리은행의 과점주주 지분매각의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고 밝히며 '실질적인 우리은행의 민영화 달성'을 선포했다.

아직 예보가 단일 최대주주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민영화 공식 선포가 말로 끝나지 않고 현실화 될 지에 시장의 시선은 쏠려 있다. 민영화 이후에도 단일 최대주주 자리와 비상임이사 1석이 예보의 몫으로 남는다는 점에서 정부의 간섭이 이전과 비슷하게 지속될 수 있다는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 수록 의지가 꺾일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국내 금융권 인사에서 정부의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과연 100% 자율경영이 이뤄질 지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했다.

정부도 이런 시장의 의구심을 의식해서인지 우리은행과 예보의 MOU 해제와 과점주주 중심의 이사회 구조를 강조하고 있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우리은행 민영화 성공을 발표하며 앞으로 정부간섭이 최소화되고 우리은행의 자율경영이 어떻게 이루어 질 지에 상당 시간을 할해, 시장의 의구심을 지우려 애를 썼다. 우선 예보와 과점주주들간의 우리은행 지분 양수도가 끝나는대로 우리은행 MOU를 해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은행이 MOU 굴레에서 벗어나면 정부의 지배력은 단일 최대주주인 예보가 우리은행 이사회에서 발휘하는 영향력만 남는다.

아울러 정부는 예보의 우리은행 잔여지분 21.4%와 관련 공적자금 회수 측면에서 민영화에 따른 업사이드게인(Upside Gain)을 감안, 공자위 논의 등을 통해 빠른 시일내에 추가 매각할 예정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우리은행 과점주주들에게 단일 최대주주인 예보는 '시어머니' 역할로 비춰질 수 있고, 예보의 지분 매각이 더뎌질 수록 시장의 이런 의구심은 더욱 증폭될 수 있어 조기에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이사회 구도 역시 자율경영이 이뤄지기엔 다소 미흡한 게 사실이다. 우리은행 최고 경영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의결은 이사 과반수 출석과 출석이사 과반수의 조건을 충족해야만 이뤄진다.

그런데 현재 우리은행 이사회 이사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6명, 비상임이사 1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12월 30일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5명이 추가되면 이사회 구성원은 일시적으로 총 16명이 된다. 기존 사외이사 6명 중 4명이 2017년 3월 임기만료로 물러나면 2017년 3월 이후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7명, 비상임이사 1명 등 총 12명이 된다. 12명의 이사 중 과점주주측 사외이사는 과반수를 넘지 못한다. 예보가 가지고 있는 이사회 비상임이사 자리 1석이 빠져야 과점주주측 사외이수 수가 절반이 되는 구도인 셈이다.

물론 새로운 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들은 임원추천위원회를 장악, 사내이사 선정에 영향력을 미친다. 또 2018년 3월 기존 임기만료 사외이사 2명이 물러나면 사외이사 자리는 과점주주측 사외이사들만으로 구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부의 우리은행 자율경영 의지가 지켜질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결국 우리은행의 자율경영은 정부가 지금의 의지를 확고하게 지켜가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게 공통된 인식이다. 예보가 우리은행 잔여지분을 매각하든지 안하든지, 과점주주측 사외이사가 제목소리를 내든지 안내든지 국내 금융권 환경상 정부의 입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정부가 오늘의 의지를 지키는 지에 '진정한' 우리은행 민영화가 달려 있다는 인식이다.

한편 우리은행은 과거 공적자금 투입으로 예보가 최대주주 자리를 맡아왔다. 또 공적자금 관리의 일환으로 매년 우리은행에 경영목표를 부여하는 경영정상화이행약정( MOU) 체결을 통해 직접적으로 경영의사결정에 관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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