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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 정몽일 회장 조력자로 현대미래로 지분 20% 취득…신사업 발굴 아이디어 공유 목적

강철 기자공개 2016-11-18 08:24:37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7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종합상사가 정몽일 전 현대기업금융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미래로 지분 20%를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이 독자적인 경영 기반을 갖추려는 사촌형의 조력자로 나섰다고 볼 수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종합상사는 지난 3분기 약 66억 원을 투자해 현대미래로 주식 131만 6000주(지분율 20%)를 매입했다. 현대미래로가 9월 경에 실시한 유상증자에 KCC, 현대산업개발, 현대에이앤아이(현대백화점그룹 계열) 등 범현대가 기업들과 함께 참여해 지분을 취득했다.

현대미래로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내아들인 정몽일 전 현대기업금융 회장이 지난 7월 설립한 투자 기업이다. 정몽일 회장은 당시 현대중공업그룹에서 독립하기 위한 계열 분리를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이 가지고 있던 현대기업금융 지분 62.2% 중 31%가 현대미래로 넘어갔다. 계열 분리를 위해 만든 일종의 특수목적회사인 셈이다.

현대미래로 설립 당시 정몽일 회장이 투자한 지분은 30~4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감안할 때 유상증자 이후 각각 지분 20%를 확보한 현대종합상사와 KCC가 현대미래로 2대주주에 올랐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 현대에이앤아이의 지분율은 10% 안팎이다.

현대미래로의 주력 사업은 투자, 경영 컨설팅 등이다. 철강·화학·차량 트레이딩, 자원개발이 핵심인 현대종합상사와 사업적 연관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현대미래로가 설립된 지 채 6개월이 지나지 않았고, 향후 기업공개(IPO)에 나설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투자 가치도 크지않다. 따라서 현대종합상사가 20%라는 적잖은 지분을 매입한 건 다소 의외의 결정으로 받아들여진다.

업계에선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이 범현대가 친척을 돕는 차원에서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몽혁 회장은 정주영 회장의 다섯째 동생인 정신영 전 동아일보 기자의 외아들이다. 정몽일 회장과는 사촌 지간이다. 나이는 정몽일 회장이 2살 많다. 두 회장은 현대중공업그룹에 속해 있기 전부터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일 회장은 20년 가까이 중소형 금융 계열사만 경영해왔다. 개인적으로 보유한 자산도 크지 않다. 이로 인해 자력으로 독자 경영 기반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현대미래로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현대종합상사를 비롯한 범현대가 기업들을 끌어들인 것도 이 때문이었다.

정몽혁 회장과 정몽일 회장은 현대중공업그룹에서 독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몽혁 회장도 지난해 분할, 지분 매매 등 대대적인 계열 분리 작업을 추진했고, 현재 현대종합상사, 현대C&F, 현대자원개발 등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사업 영역을 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몽혁 회장도 계열 분리 과정에서 범현대가 친인척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KCC, 현대산업개발, 현대백화점, 현대종합상사가 공생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종합상사는 신사업을 물색하기 위해 현대미래로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현대기업금융은 주업인 기업 대출, 리스 외에 유망 업종 발굴 업무도 하고 있다. 자회사인 현대기술투자는 초기 기업 투자에 특화한 벤처캐피탈이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현대기업금융이 새로운 비즈니스와 관련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며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가 현대미래로를 통해 간접적으로 현대기업금융을 지배하는 지분은 약 6.1%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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