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1월 21일 0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최근 민영화에 성공했다. 4전 5기, 16년 간의 시도 끝에 맺은 결실이다. 그 공로가 누구에게 있냐는 데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인다.스포트라이트는 끝까지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민영화를 이끌어낸 임종룡 위원장에게 집중된다. 임 위원장은 경제부총리 내정에 따른 일정으로 바쁜 와중에도 우리은행 민영화만큼은 직접 챙겨왔다. 윤창현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이 낙찰자 선정이 이뤄지던 자리에서 "임종룡 위원장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며 "원칙과 뚝심, 일관성있는 모습으로 리더십을 보여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할 정도였다.
임기 동안 우리은행을 '매력적인 투자상품'으로 빚어낸 이광구 행장의 공로도 인정받고 있다. 이 행장은 임기 중 우리은행의 고질적 약점이었던 자산건전성을 개선시켰다. 2014년 말 2.1%던 NPL비율은 지난 9월 말 1.05%로 낮아졌고 0.88%던 연체율은 0.58%까지 떨어졌다. 이는 우리은행이 올해 9월 말 기준 누적 1조106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잘 비춰지지 않는 곳에도 숨은 공로자가 있다.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와 곽범국 예보 사장이 그 예다. 예보는 매각 대상 우리은행 지분 29.7%를 전부 쥐고 있던 실질적 매도자임에도 '정부'라는 통칭 아래 가려져 있었다. 한달 여의 매수자 실사 기간동안 매각주관사와 투자자, 우리은행 사이에서 동분서주하며 각자의 니즈를 채워준 것도 실은 매도자인 예보다.
예보가 그간 잘 비춰지지 않았던 데에는 곽 사장의 스타일이 한 몫 했다. 곽 사장은 굳이 나서서 본인의 공로를 드러내지 않는다. "민영화 성공을 축하한다"는 기자의 인사에 "이번엔 장관님(임종룡 위원장)의 가이던스가 없었으면 쉽지 않았다"면서 본인을 낮추는 한 편 "예보는 남은 절차들이 최대한 빨리 진행되도록 정해진 스케줄을 이행하는 데 충실할 것"이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현재 예보는 민영화를 위한 잔여 절차 수행에 한창이다. 과점주주에 대한 공시, 일부 주주에 대한 금융당국 추가승인, 대금납입, 예보·우리은행 간 MOU해지, 사외이사 선임 등 처리해야할 업무도 많고 그 중요성도 작지 않다. 민영화에 성공했다고는 하지만 민영화가 아직 완전히 끝나진 않았다는 게 예보 관계자의 설명이다.
곽 사장과 예보는 모든 절차가 완료될 내달 중순까진 여전히 관련 업무에 몰두할 것 같다. 곽 사장은 "일단 중요한 건 아직 클로징이 안됐다는 것"이라며 "연말까진 계속 일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민영화 절차가 완전히 끝나고나면 곽 사장과 예보도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게 될까. 성공적인 민영화는 곽 사장에게도, 예보에게도 그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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