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1월 22일 14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는 편의점 업계가 가장 부러워하는 제품이다. 최근 자체브랜드(PB) 경쟁에 본격 뛰어들면서 판매 순위 다섯 손가락 안에 꾸준히 이름 올리는 바나나맛우유를 ‘PB 제품의 이정표'로 삼기도 한다.일례로 세븐일레븐은 자체 상품 ‘세븐커피'를 판매 순위 최상위에 올려놓고도 "아직 멀었다"면서 "PB 제품을 바나나맛우유에 버금가는 메가브랜드로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빙그레에게도 바나나맛우유의 의미는 남다르다. 과거와 현재를 바나나맛우유가 책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올해로 출시 42주년을 맞은 바나나맛우유는 빙그레가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그 중심에 섰다.
올해 3월 빙그레는 동대문에 '옐로우 카페'를 열었다. 바나나맛우유를 재료로 한 라떼, 쉐이크, 그리고 소프트아이스크림을 선보였다. 이달 초 핸드크림 등 화장품을 출시하며 시선을 한 몸에 받았을 때도 바나나맛우유를 전면에 내세웠다.
잘 키운 '효자상품' 덕택에 고민 하나 없을 것 같던 빙그레. 그러나 올 3분기부터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사업구조 개선을 검토하기 위한 용역을 한 회계법인에 맡겼다. 경영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향후 신사업 진출 여력이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서다. 빙그레가 외부 감사인를 통해 사업구조를 찬찬히 뜯어보겠다고 마음먹은 건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사실 빙그레 내부에서도 메가브랜드 의존에 대한 고민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바나나맛우유는 빙그레 매출의 20%, 영업이익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뒤집어 얘기하면 인기 브랜드 의존도가 높아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는 뜻도 된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여름 성수기마다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세월호 참사,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의 여파에 식음료 업계가 타격을 받았고 빙그레 역시 냉가슴을 앓아야 했다.
주요 브랜드 집중 전략은 장단점이 있다. 빙그레의 전략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측에서는 유제품 및 빙과시장 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어 보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빙그레 역시 해당 지적이 제기될 때마다 신성장동력 확보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빙그레는 이번 행보로 미래 먹거리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 1일 완료된 컨설팅 용역은 다음달 초 세부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빙그레가 이를 활용해 '제2의 바나나맛우유'를 탄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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